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아파트 베란다 대신 SNS에 ‘태극 물결’…달라진 현충일 ‘사이버 국기 게양’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실제 태극기 대신 SNS로 태극기 '사진'만 인증
아파트 단지는 태극기 '실종'
6일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태극기 인증 게시물(사진=인스타그램 캡처)

6일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태극기 인증 게시물(사진=인스타그램 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요새 누가 진짜 태극기를 거나요? SNS로 인증만 하면 되는데

서울 광진구에 사는 조모(29)씨의 집 베란다에는 국기 게양대가 없다. 그러나 조씨는 이번 현충일에도 어김없이 태극기를 내걸었다. 조씨가 태극기를 내건 공간은 다름 아닌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다. 실제로 태극기를 구매해 조기 게양하는 것 대신 조씨는 인터넷에서 적당한 태극기 사진을 검색해 SNS 계정에 올렸다. 태극기 사진과 함께 #현충일 #태극기 #잊지않겠습니다 등의 해시태그를 다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5년째 이 같은 방법으로 현충일을 기념하고 있다.
조씨는 “국가기념일마다 SNS를 통해 태극기를 올리고 있다”면서 “방식이 다를 뿐 추모하는 마음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6일 찾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상에는 조씨처럼 SNS를 통해 현충일을 기념하는 이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현대적으로 디자인한 태극기부터 무궁화 모양 태극기까지 각양각색의 태극기 사진 아래에는 해시태그와 함께 현충일을 기념하는 짧은 메시지가 담겼다. 대부분은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사진들이다. 실물 태극기를 게양하고 이를 찍어 올린 이들도 있었으나 이처럼 사이버 공간을 국기 게양대(?)로 이용하는 이들의 태극기 사진 인증이 대다수였다. 과거에는 각 가정의 아파트 베란다 국기 게양대가 국기 게양 장소로 널리 이용됐지만 이제는 국기 게양마저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게 된 셈이다.
6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한 아파트에 한 가구도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은 모습.(사진=송승윤 기자)

6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한 아파트에 한 가구도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은 모습.(사진=송승윤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반면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실제 아파트 단지에선 오히려 태극기가 자취를 감춘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 화성시에 있는 동탄 신도시 한 아파트 단지에는 태극기를 게양한 가정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800여 가구가 넘는 이 단지에선 태극기를 게양한 집이 전체 동을 통틀어 10여 곳에 불과했다. 인근에 있는 다른 아파트 단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일부 시민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시민 채모(54)씨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는 날에 인터넷에 사진 한 장 올리는 게 무슨 추모냐”며 “인터넷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반면 시민 강모(48)씨는 “요즘 현충일이 어떤 날인지도 모르는 젊은이들도 많은데 이렇게라도 추모의 마음을 가지는 건 그나마 좋은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내년 의대 증원, 최대 '1500명선'…법원 제동에 "성실히 근거 제출할 것"(종합) "너무 하얘 장어인줄 알았어요"…제주 고깃집발 '나도 당했다' 확산 전국 32개 의대 모집인원 확정…1550명 안팎 증원

    #국내이슈

  • "화웨이, 하버드 등 美대학 연구자금 비밀리 지원" 이재용, 바티칸서 교황 만났다…'삼성 전광판' 답례 차원인 듯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해외이슈

  • [포토] '공중 곡예' [포토] 우아한 '날갯짓' [포토] 연휴 앞두고 '해외로!'

    #포토PICK

  •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美 달린다…5대 추가 수주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CAR라이프

  •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