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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컨피던스호 승선기①]1회 접안비용 1.5억원·동원인력 95명…현대부산신항만 터미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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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지난 20일 오전 11시 PSA현대부산신항만 터미널. 1.15km에 걸쳐 즐비한 선석(배를 정박하는 자리), 12개의 거대한 안벽크레인이 장관을 이룬다. 아시아와 미 서부(홍콩~옌텐~카오슝~상해~부산~타코마~벤쿠버~부산~카오슝) 노선을 순환하는 56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HMM 의 중형급 정기선 ‘현대컨피던스호’가 들어오는 이날은 주말임에도 터미널이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 20일 현대부산신항만 안벽에서 크레인과 트랙터가 화물을 옮기고 있는 모습.

지난 20일 현대부산신항만 안벽에서 크레인과 트랙터가 화물을 옮기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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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6만4845t, 선박을 가로로 세웠을 때 63빌딩(274m) 높이 만한 이 육중한 철선은 앞뒤로 6줄씩 총 12가닥의 닻줄에 의지해 본선 가까이 정박해 있었다. 선체를 지탱하는 닻줄 한 가닥의 지름은 68mm. 성인남자의 손목 두께만한 닻줄 200m의 무게는 0.8톤에 달한다. 선체가 붙자 본선에 설치된 아파트 25층 높이 약 75m의 안벽크레인 6대가 컨테이너 박스를 내리고 싣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작업해야 하는 양은 6m짜리 컨테이너 박스 1359개. 2~3분에 1개를 옮기는 속도로 안벽크레인 6대가 꼬박 10시간을 작업해야 하는 양이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3200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싣고 들어온 이 선박은 부산항에서 1359개를 하역했다. 이날 들어온 수입 품목은 가축사료, 오렌지 등 과일, 냉장육, 고철 등이다. 새벽 3시에 접안한 선박은 다음날 오후 5시 대만 카오슝항으로 출항했다.

터미널 중앙 야드에서는 무인크레인이 6단, 10열로 컨테이너 박스를 적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마치 테트리스 게임을 하는 듯 차곡차곡 쌓여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넣고 빼고 넣고 빼는 작업을 반복했다. 이동필 피에스에이현대부산신항만 운영팀 차장은 “최종 목적지와 화물 종류, 무게 등에 따라 적치가 완료되면 무선인식 방식을 통해 순서대로 안벽으로 옮겨진다”며 “야드까지는 중앙통제실 통제관의 원격조정을 통해 이뤄지는 사실상 무인자동화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부산신항만 중앙통제실의 모습.

현대부산신항만 중앙통제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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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벽으로 옮겨진 컨테이너 박스는 선체의 앞뒤 방향으로 이동하며 하역할 수 있는 안벽크레인에 의해 선박에 실린다. 최종 목적지가 멀수록 안쪽에, 냉장화물이나 위험화물 등 특수화물은 별도로 분류된 공간에 각각 선적된다. 안벽크레인이 선박 위 갑판으로 옮겨 놓은 컨테이너 박스를 고박업체 직원이 네 귀퉁이에 고리를 걸어 고정시키면 작업이 끝이 난다.

5600TEU급 이 선박이 부산신항에 1회 접안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약 1억5000만원. 12시간 2개조 교대근무와 야간 할증 등을 감안한 하역료(8250만원), 화물 검수료(400만원), 고박료(600만원) 등 지불해야 할 비용 항목만 13개에 달한다. 각각의 작업에 동원되는 인력은 크레인·트랙터(24명), 고박작업(25명), 줄잡이(13명), 세관·출입국·검역(4명), 도선·예선(8명) 등 95명이다.

유승민 현대상선 부산운영팀 차장은 “우리 터미널 선석의 수심은 18m로 깊어 1만2000TEU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박도 쉽게 들어올 수 있으며 이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부산신항만이 처리한 물동량은 2011년 163만4000TEU에서 지난해 206만9000TEU(잠정치)로 26.62% 증가했다. 처리 물량의 절반은 다른 항구로 가기 위해 선박을 갈아타는 '환적화물'이다. 환적화물의 경우 TEU당 2만1512원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각 항만들이 환적화물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6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한 현대부산신항만의 최대주주 지위를 되찾는 인수 협상을 진행중이다. 현대부산신항만은 현재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분 50%-1주, 싱가포르항만공사(PSA) 40%-1주, 현대상선 1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 공동관리와 구조조정을 거쳐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현대상선은 이르면 내달 중 인수 계약 체결을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부산신항만의 지분을 50%로 늘려 거점항만에 전용 터미널을 확보하는 동시에 하역료 부담을 줄여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출항 준비 중인 현대컨피던스호의 모습.

출항 준비 중인 현대컨피던스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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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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