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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유로 각료 임명 거부→총리 사퇴'…이탈리아 다시 혼란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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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80일 만에 정부 구성으로 가닥을 잡는 듯했던, 이탈리아가 다시 혼란에 빠져들었다.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경제학자를 재정부 장관으로 발탁하는 문제로 두고서 마찰 끝에 세르조 마타넬라 대통령과 마찰을 벌였던 주세페 콘테 총리 지명자가 결국 정부 구성 권한을 반납하고 사퇴했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마타넬라 이탈리아 대통령의 내각 구성 거부 결정으로 인해 이탈리아가 헌정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날 콘테 후보자는 마타넬라 대통령에게 내각 구성안을 제출했다. 내각 구성안에는 EU 등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혀왔던 파올로 사보나 전 산업부 장관을 재정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마타넬라 대통령은 사보나 전 장관이 재정부 장관을 맡으면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이탈리아의 위치가 위협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내각 구성안을 반대했다. 이탈리아는 대통령이 총리 지명자의 내각 각료 구성안 승인권을 갖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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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넬라 대통령은 "오성운동과 동맹에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인물만은 재정부 장관으로 발탁해서는 안 된다고 부탁했었다"면서 "(그런 인사의 발탁으로) 유로존에서의 이탈리아의 위치가 불확실해질 경우 이탈리아는 물론 해외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국채 수익률이 오르고 정부 지출은 줄 수밖에 없으며, 이탈리아 기업과 시민들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타넬라 대통령은 "이후에도 정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도 국가부채가 가장 많은 나라 가운데 한 곳으로, 국가부채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30%에 이른다. 오성운동·동맹의 포퓰리즘 정권이 집권한 뒤 유로존 탈퇴 목소리가 커질 것을 우려해 국채 금리는 연일 상승세를 보여왔다.

연정 구성에 합의했던 오성운동과 동맹은 마타넬라 대통령의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는 "대통령의 결정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진실은 그들이 오성운동이 참여하는 정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태오 살비니 동맹 대표는 "이탈리아는 독일이나 프랑스, 금융세력의 식민지가 아니다"라면서 마타넬라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했다.
일부 의원들은 마타넬라 대통령을 권한 남용으로 탄핵해야 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결국 총선을 다시 치르는 수밖에 없다면서 총선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마타넬라 대통령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고위 각료를 지낸 경제학자 카를로 코타넬리를 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마타넬라 대통령이 재선거를 염두에 두고 코타넬리에게 거국 중립 내각 구성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신들은 코타넬리가 정부를 구성해도, 기존 정당들이 정책에 반대해 결국 단명하고 조기 총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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