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9일 간의 단식농성 중단…병원 후송(종합)

지난 3일 시작한 단식농성, 중단 결정
"생명 위협 느낄 수 있는 상황…의원 전원 권유"
단식농성장 천막 철거…의원들 릴레이 단식농성은 계속하기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단식농성 9일째에 접어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식을 중단한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1일 "김 원내대표가 9일 간의 노숙 단식투쟁을 지금 중단한다"며 "더이상의 단식은 생명이 위험하다는 의료진의 권유와 의원총회에서 모아진 의원 전원의 권고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 수석대변인은 "김 원내대표의 단식은 끝났지만 진실을 밝히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자유한국당 114명 국회의원 전원은 김 원내대표의 목숨을 건 9일간의 단식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헌정농단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한 투쟁 대오를 다시 한 번 가다듬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김 원내대표 단식농성 대응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의원총회가 끝난 후 의원들을 일제히 김 원내대표가 있는 단식농성장으로 이동해 설득에 나섰다. 이주영 의원, 나경원 의원을 비롯해 당 내 중진의원들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시라"며 입원을 강력하게 권유했다.

김 원내대표는 처음엔 완강히 거부했으나 이내 부축을 받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김 원내대표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장 수석대변인은 "아직 수액 등 처방받지 않고 일단 주치의와 몸상태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다양한 정밀 검사 등을 통해 건강상태를 세밀하게 확인할 예정이다.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하곤 또 상황이 다르다,단식과정에서 상태가 안좋은 조짐들이 아침에 있었다"고 말했다. 장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새벽부터 심한 어지럼증에 탈수현상이 있었고 오후 접어들며 구토를 동반한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했다"며 "현재는 손발 마비현상이 더해져서 외부인 면회도 일절 금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이어 "김 원내대표가 몸 추스르는 대로 하루이틀 내 국회로 가서 드루킹 특검법안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상태"라며 "특검법 통과 없이는 어떠한 의사일정에도 합의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단식농성장 천막은 철거하지만 기존에 있던 한국당 농성투쟁장은 유지한다. 김 원내대표의 단식에 동조해 진행하고 있는 한국당 의원 릴레이 단식은 계속하기로 했다. 김 원내대표가 복귀하기 전까지 여야 협상은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가 대신한다. 장 수석대변인은 "현재 윤 수석이 전화상으로 연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14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방선거 출마자 사퇴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소집할 가능성에 대해선 "무리한 직권상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파괴다. 이런 상황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더 격한 투쟁만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경하게 나왔다.

장 수석대변인은 "(김 원내대표가 누차 밝혔지만) 드루킹 특검법안 통과 없이는 어떠한 의사일정 합의가 있을 수 없다"며 "14일 직권상정에 대한 정 의장의 입장표명이 있으면 당장이라도 국회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입원 중인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를 개의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