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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압박…"4대그룹 중 삼성만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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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4대그룹을 만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지 약 7개월이 경과한 현재, 4대그룹 중 삼성만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앞으로 반기별로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삼성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57개 가운데 지난해 6월 4대그룹 정책간담회가 열린 이후 지난달 말까지 소유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거나 추진한 곳은 10개 집단으로 파악됐다고 5일 밝혔다. 5대그룹 중에서는 현대차·에스케이(SK)·엘지(LG)·롯데 등 4개 집단이, 6대 이하 그룹에서는 현대중공업·씨제이(CJ)·엘에스(LS)·대림·효성·태광 등 6개 집단이 구조개편안을 발표·추진했다.
이번 발표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6월 23일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 경영진을 만나 자발적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한 지 약 7개월만에 이뤄진 것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기업인들 스스로 선제적인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 주고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달라"며 "공정위원장으로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기업인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공정위의 이번 발표는 4대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성적표나 다름없는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4대그룹 중 가장 비중이 큰 삼성의 부재다. 삼성은 김 위원장과 회동을 가졌던 4대기업 중 유일하게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면 순환출자·금산분리 입법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에서 삼성의 대응이 주목된다. 공정위가 제시한 데드라인은 주주총회가 있는 내달까지지만, 아직 삼성에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공정위는 한 술 더 떠 "앞으로 대기업집단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반기별로 분석·평가하여 이번처럼 공개할 예정"이라며 삼성을 한층 더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번 발표에서 나타난 각 기업집단의 개편안에 공정위는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소유지배구조 개편 내용은 크게 ▲소유구조 개선 내부거래 개선 ▲지배구조 개선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소유구조 개선은 롯데와 현대중공업, 대림, 효성, LG, SK, CJ, LS 등이 추진한다. 롯데와 현대중공업, 대림이 연내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키로 했으며, 롯데와 효성은 기업집단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CJ는 지주회사 산하 두 개 자회사가 공동출자한 손자회사 대한통운을 단독 손자회사로 1분기 내 전환한다. CJ의 공동출자 손자회사는 현행법상 금지된 것은 아니나 소유구조의 투명성을 추구하는 지주회사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측면이 있어 현재 국회에 이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계류 중이다.

이미 소유구조 개선작업을 마친 곳도 있다. LG는 지난해 11월 체제 밖 계열사인 LG상사를 지주회사 체제 내로 편입했고, SK는 지난해 12월 체제 밖의 SK케미칼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LS는 체제밖 계열사인 가온전선을 지주회사 체제 내 편입하는 작업을 지난달 마무리했고, 예스코는 오는 4월까지 지주회사로 전환한다.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는 지주회사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그동안 사익편취 우려가 제기돼 왔다.

대림과 태광은 내부거래 개선안을 내놨다. 일단 총수일가 지분이 많고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사익편취규제대상회사의 총수일가 지분을 처분했거나 처분한다. 일단 대림은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플러스디 지분을 상반기 중 처분할 예정이며, 태광은 지난해 말까지 세광패션과 메르뱅·에스티임·서한물산 등의 지분 처분을 마무리했다.

대림은 향후 총수일가 지분이 많은 켐텍에 대해서도 신규 계열사 거래를 중단하고 기존 거래를 정리할 예정이다. 태광 역시 총수일가가 100% 소유한 티시스를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인적분할해 오는 4월까지 투자부문을 한국도서보급 및 쇼핑엔티와 합병하고, 내부거래가 많은 사업부문 지분은 연내 계열사인 태광산업에 증여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SK와 SK이노케이션에 각각 전자투표제가 도입된다. 전자투표제는 출석 대신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소수주주의 주주총회 참여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글로비스를 시작으로 내년 현대차·기아차, 내후년 모비스에 사외이사 주주 추천제도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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