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7일 직접 팸플릿을 돌리며 소상공인들에게 공정위 정책을 홍보하고 나섰다. 상인들은 김 위원장의 진정성은 느꼈지만 정책이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는 반응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세종시 아름동 상가지역에 위치한 제빵업체, 분식, 커피, 편의점 등 6개 가맹점을 방문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가맹점주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가맹금 조정 등 가맹점주의 비용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아시아경제는 6곳 중 연락이 가능한 5곳의 점주와 인터뷰를 하고 김 위원장이 설명해 준 정책이 피부에 와닿는지, 또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를 물어봤다.
점주 B씨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설명해 준 내용은 이미 숙지하고 있는 것이어서 확 와닿진 않았다"며 "이른바 '착한 가맹점'이라 월 가맹금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직접 소상공인을 만나 정책을 설명해 주는 김 위원장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꼈다"며 "주변에 대형 가맹본부에 속한 점주들 중 갑질 당하는 곳이 많은데 (정책의) 필요성을 크게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B씨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해 가족들의 도움을 받았다. '불효'라고 생각하면서도, 연로하신 부모님께 'SOS'를 보냈다고 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에 관심은 갖고 있지만 신청하지 않았다.
점주 C씨 역시 "가맹금이 애초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고, 계약 해지 시 돌려주는 것이므로 전세 보증금 정도로 생각한다"며 "그보다는 본사에서 구입하는 원자재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 자체는 효과가 있겠지만, 실제로 이를 활용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점주 E씨는 "가맹금을 조절해주는 것은 아주 실효성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이를 실행하려면 누구 한 명이 총대를 메고 (다른 점주들) 전화번호 찾아서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하는데, 점주들 간 네트워크가 전혀 돼 있지 않다"며 "가맹본부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할까봐 두려운 것도 있고, 솔직한 말로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 언급했다. E씨는 "자영업을 하기 싫을 정도로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느낀다"며 "겉으로 보면 화려해 보이지만 주인 부부가 모두 일하지 않으면 안 돌아가는 구조"라고 털어놨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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