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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꿈·용기 되살리는 '빨강머리앤이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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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이 전환점을 돌면 어떤 것이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난 그 뒤엔 가장 좋은 것이 있다고 믿고 싶어요!"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 초록지붕 집의 꿈 많은 소녀 앤 셜리. 주근깨 가득한 얼굴에 빼빼 마른 몸.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독자들을 웃기고 울린 빨강머리 앤이 소설가 백영옥을 통해 또다시 잔잔한 웃음과 따뜻한 위로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출간된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은 백영옥 작가가 기억 속, 유년시절의 추억으로 깊이 새겨졌던 빨강머리 앤의 말들을 다시 불러오며, 지금의 삶에서 함께 고개를 끄덕이고 깨달음을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로 엮어낸 책이다. TV 애니메이션을 보며 친근하고 정의로운 성격의 앤을 기억하는 독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같은 해 12월 10만부 돌파기념 스페셜 에디션도 나왔다.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은 1908년 출간돼 전 세계적인 고전의 반열에 오른 루시 모드 몽고메리(1874~1942)의 명작 '그린 게이블의 앤'을 원작으로 한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에 의해 1979년 일본 후지TV '세계명작극장' 에서 50회 연작으로 제작, 한국에서는 1984년과 1986년 방영됐다.

백 작가는 책에서 신춘문예에 10년 내내 낙방한 일화, 첫사랑과의 이별,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 과한 욕망 때문에 더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깨달은 것들, 평생의 반려자와 나눌 수 있는 우정과 믿음의 신호들을 어렵사리 꺼낸다. 그러면서 이제는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더 중요하다고, 새로운 시작은 바로 곁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앤의 말을 통해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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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부모님을 잃은 앤은 노바스코샤의 고아원에서 자라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커스버트 남매에게 입양된다. 당초 남자아이를 입양하려 했던 남매로 인해 우여곡절 끝에 초록지붕 집에 살게 된 앤. 이후 소녀는 엉뚱한 성격과 호기심으로 예상치 못한 사건을 잇달아 벌이지만 일상의 자잘한 기쁨과 관계의 소중함, 사랑하고 성숙해진다는 것의 가치를 그녀만의 성장기로 보여준다. 앤의 다정한 벗 다이애나, 경쟁상대로 시작해 서로 마음을 나누게 되는 길버트 등 주변 인물과 사이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도 이야기의 흥미를 더한다.

앤은 말한다. "정말로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날이 아니라 진주알들이 하나하나 한 줄로 꿰어지듯이,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아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 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나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백 작가는 "기다리고 고대하는 일들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게 실제 우리의 하루"라면서 "하지만 그럴 때 앤의 말을 꺼내보면 알게 되는 게 있다. 희망이란 말은 희망 속에 있지 않다는 걸. 희망은 절망 속에서 피는 꽃이라는 걸. 그 꽃에 이름이 있다면, 그 이름은 아마 '그럼에도 불구하고'일 것이다"라고 했다.

또 앤이 늘 부끄럽게 여긴 자기의 빨강머리를 어느 날부터인가 문득 좋아하게 되는 모습에 "시간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건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똑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게 하는 힘 아닐까. 시간은 느리지만 결국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우고, 나무를 자라게 한다"고 평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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