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물량지수 두 달 연속 하락…자동차 파업·갤럭시노트7 여파 여전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수출물량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자동차업계 파업과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수출물량 감소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16년 10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 잠정치는 136.40(2010=100)으로 지난해 10월보다 5.3% 줄었다. 하락폭은 지난 1월(-7.4%) 이후 가장 크다.

수출물량지수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 9월 다섯달만에 하락했다.

이창헌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과장은 "전기 및 전자기기와 수송장비가 줄면서 전체 수출물량지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수송장비가 전년동기대비 10.7%나 하락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의 파업 여파가 지난달까지 이어지면서 수출 물량이 크게 줄었다.

또 자동차의 해외 생산이 점차 확대되면서 통관 기준으로 측정하는 수송장비의 수출물량지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전기 및 전자기기는 하락폭이 확대됐다. 지난 9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1%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7.1%로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 등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이동전화의 수출 물량이 줄어든 것이 영향이 컸다.

이 외에 석탄 및 석유제품(-6.5%), 일반기계(-6.8%)도 줄었다.

반면 화학제품(4.9%)과 정밀기기(7.1%)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금액지수는 112.91로 전년동기대비 5.1% 줄었다. 수출금액지수는 2014년 12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물량지수와 금액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122.59로 지난해 10월에 비해 3.0% 내렸고 수입금액지수는 98.60으로 전년동기대비 4.2% 떨어졌다.

수입물량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8.6% 늘었지만 석탄 및 석유제품과 전기 및 전자기기는 각각 14.8%, 6.8% 줄었다.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달 102.92로 전년도에 비해 1.4% 상승했다. 수출가격은 1년 전에 비해 0.2% 올랐지만 수입가격이 1.2% 줄면서 지수가 올랐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40.38로 1년 전에 비해 3.9% 하락했다. 이는 2012년 4월(-5.3%) 이후 4년 6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