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이정현 대표가 당내 비주류의 거듭된 압박에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새누리당내 혼란이 가속되고 있다. 특히 지도부를 장악한 친박(친박근혜)측에서는 '포스트 이정현' 체제를 놓고 전당대회 개최라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주류 측에서는 친박이 다음달 2일 사퇴를 예고한 정진석 원내대표 후임 경선을 통해 당을 재장악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 대표는 다음달 21일을 사퇴한 뒤 내년 1월21일 전대 개최라는 로드맵을 제시한 상황이다. 그는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는 이들이) 일요일도 모여 회의를 했지만 당 개혁안이 없다. 한 달간 나를 끌어내리는 것에만 몰두했다"며 "당 개혁안을 내놓으라. 가져오지 못하면 ‘이정현 사퇴하라’는 말 하지 말라"고 말했다. 본인의 로드맵에 변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가 사퇴할 경우 권한 대행을 맡을 정 원내대표는 "예산안이 통과되고 새 내각이 자리를 잡으면 사퇴하겠다"며 일찌감치 자신의 거취를 밝힌 상황이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은 이 대표가 사퇴를 예고한 12월 21일 이전인 12월 2일이다.
비주류 측은 정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이 대표 체제에서 경선을 통해 친박 원내대표를 선출한 뒤 새로운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하에서 전대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비주류측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에 본격적으로 참석하면 이 대표가 자신의 사퇴 예고를 철회 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의 사퇴 예고에 대해 "탄핵에 비주류가 동참하면 말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며 "물러난다고는 하지만 친박 지도부가 다음 전대를 또 손아귀에 쥐고 당 권력에 유리할까 이 생각만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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