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투자 축소·주택시장 상투·해외건설 부진
부서·인력 구조조정 업체마다 신사업 대안찾기
호텔개관·상가 관리운영·시니어주택 등 눈길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투명한 미래가 펼쳐지며 건설업계를 옥죄고 있다. 악재가 산더미같이 쌓여서다. SOC 투자가 줄고 주택시장은 호황의 끝자락을 향해 달리고 있다. 대안이라던 해외건설도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건설업을 둘러싸고 안팎에서는 연일 경고등을 켜고 있다. 부동산에 군불을 지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전략은 박근혜 정부의 꾸준한 기조였다. 각종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청약제도를 간소화한 게 대표적이다. 건설경기 호조로 전반적인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건설의존도가 심화하면서 그에 대한 부작용 경고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이나 외국계 투자은행은 최근 건설투자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점을 지적하면서 향후엔 이 같은 건설주도의 성장세가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누그러뜨려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시장을 압박하는 가운데 정부가 당장 내년도 SOC 예산을 역대 가장 큰 폭인 8%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한 때문이다. 부정청탁금지법 여파로 시장 전반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주요 건설업체의 재무구조 현황이나 리스크를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이에 해외 플랜트사업 비중이 높았던 주요 업체별로 해외 사업부서나 설계인력은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시공능력평가 3위 포스코건설은 자회사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함께 1000명 이상의 인력을 구조조정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인력은 올 들어 상반기에만 900여명 줄었다.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산적한 채 뚜렷한 대안이 보이지 않자 건설사들은 저마다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4년 여의도에 비즈니스호텔을 첫선을 보인데 이어 서울 곳곳에 '글래드'라는 브랜드를 달고 호텔을 개관했거나 준비중이다. 중견 건설사로 자금력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호반건설은 최근 입주가 몰리는 판교와 광교에 가로형 상가인 아브뉴프랑을 개점했다. 통상 건설사가 상가를 짓고 분양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 회사는 직접 운영ㆍ관리까지 맡았다. 우미건설이 최근 공급한 복합상업시설 레이크꼬모 역시 전체 상가 가운데 일부만 분양하고 나머지는 회사가 직접 임대나 운영ㆍ관리를 맡을 예정이다.
GS건설은 최근 시니어주택 견본주택을 열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역점사업으로 추진중인 가운데 대형 건설사가 특정 수요층을 노린 주거서비스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 서희건설은 지난해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초 건강보조식품과 화장품 제조ㆍ수출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