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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 탈출문자는 개 공포·혐오 반영된 것"…수의사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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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전 동구청 재난문자 발송 취소 해프닝
'70마리 탈출' 신고받고 '맹견'이라고 표현
"진도 3 지진도 안전 위해 10이라고 하나"

8일 대전 동구청에서 발송했다가 취소한 '맹견 탈출' 재난 문자를 두고 동물훈련사 겸 수의사 설채현씨가 분노를 표했다. 설씨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내용이 담긴 기사를 올린 뒤 “정말 화가 난다. 이게 해프닝인가”라고 적었다.


동물훈련사 겸 수의사 설채현. [이미지출처=설채현 인스타그램 캡처]

동물훈련사 겸 수의사 설채현. [이미지출처=설채현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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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씨는 “재난 문자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창구”라며 “제보자가 70마리라고 거짓말한 건 이해하겠다. 그런데 담당자가 임의로 맹견이라고 쓸 수 있는 거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 진도 3 지진이 나도 주민 안전을 위해 10이라고 하고, 기상청에서 가랑비 내릴 것 같아도 태풍 온다고 하면 되겠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잘못 만연해 있는 개 공포증과 혐오증이 그대로 나온 것”이라며 “도대체 이런 분위기는 누가,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국민재난안전포털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출처=국민재난안전포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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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전 동구는 이날 오전 10시께 “금일 9시44분 OO 개 농장에서 맹견 70여마리 탈출. 주민들은 해당 지역 접근을 자제해주시고 안전한 장소로 즉시 대피하세요”라며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이는 ‘사람을 물 것 같은 큰 개가 돌아다닌다’라는 인근 주민의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즉시 소방 당국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고, 119 대원이 신고자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농가에서 탈출한 개가 70여 마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오전 맹견이 탈출된 것으로 오인된 대전 동구의 한 개 농장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8일 오전 맹견이 탈출된 것으로 오인된 대전 동구의 한 개 농장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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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찰 등이 확인한 결과 맹견 70마리가 아닌 소형견 3마리가 농장을 벗어났던 것이었다. 탈출한 개들은 포획에 나선 경찰과 119 대원들이 도착하기 전 농장 주인이 포획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동구청은 25분 뒤인 오전 10시24분께 상황 종료를 알리는 재난 문자를 추가로 발송했다. 또, 설명자료를 통해 “소방에 접수된 신고는 허위로 확인됐고 잘못된 내용이 전파돼 실수가 생겼다”며 “재난 문자를 보내는 과정에서 안전 당부를 위해 ‘맹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구청은 개 탈출 신고 당시 탈출한 개가 70여마리라고 말한 신고자에 대해 업무 방해로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해당 신고자는 인근 농민으로, 견주와 지속적인 마찰을 빚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청 관계자는 “이번 재난 문자로 구민에 혼란을 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재난 문자 발송 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등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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