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금포인트 활용 급감…"유명무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국세청이 성실납세를 독려하기 위해 운영하는 '세금포인트' 제도가 실질적으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분석한 국세청 2017년도 예산안 보고서의 '세금포인트 활용 제고 방안 필요' 자료를 보면 올들어 7월까지 개인납세자 세금포인트는 총 40억6759만점으로, 작년말 36억1869만점보다 12.4% 가량 늘었다.

2011년 21억2899만점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5년 만에 2배로 늘어난 셈이다.

지난 2004년 도입한 세금포인트는 2000년 이후 개인의 소득세 납부액에 일정한 포인트를 부여하고 포인트에 따라 여러 혜택을 주는 제도다. 세금 징수유예나 납기연장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납세담보를 면제받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정작 실제 사용은 정체되고 있다는 것이 예산정책처의 지적이다.

2011년 사용 실적은 211만3000점에서 2012년 281만7000점으로 대폭 증가했지만, 2013년(264만4000점), 2014년(228만점), 2015년(227만9000점)으로 3년 연속 감소세다. 올 1∼7월까지는 141만9000점이 사용됐다.

사용 건수도 감소하고 있다. 2011년에는 총 5260건이 사용됐지만 이후 매년 줄어 작년에는 2267건에 그쳤다. 올 7월까지 사용 건수는 1331건이다.

예산정책처는 이처럼 제도 활용도가 점차 떨어지는 이유로 최저 포인트 기준을 꼽았다. 현행 규정상 개인의 경우 100점 이상이면 사용이 가능한데, 세금포인트를 부여받은 전체 개인납세자 2857만3000명 가운데 100점 미만인 사람이 82.0%에 달한다.

예산정책처는 "세금포인트 사업이 납세자 권익보호 제도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사용 실적이 저조하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수 있다"면서 "소액 포인트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제도 홍보를 강화해 활용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