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마술사 코퍼필드, 성추행 의혹…피해자만 16명

영국 가디언 '미투' 보도…미성년 피해자도
코퍼필드 "부적절한 행동 안했다" 전면 부인

자유의 여신상을 사라지게 한 마술로 유명한 마술사 데이비드 코퍼필드가 30년간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16명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코퍼필드의 마술 무대에 섰던 모델을 포함한 여성 16명이 1980년대 후반부터 2018년까지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으며, 일부 피해자는 코퍼필드가 자신에게 몰래 약물을 먹이고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마술사 데이비드 코퍼필드[사진출처=EPA 연합뉴스]

15세였을 때 코퍼필드를 처음 만났다는 한 여성은 그가 자신에게 선물을 보내 '그루밍'(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적 대화를 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하는 범죄)'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여성 세 명은 코퍼필드가 마술 무대 위에서 자신들의 몸을 더듬었다고 주장했다.

코퍼필드 측은 이러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코퍼필드의 변호인은 "그는 미성년자는커녕 어느 누구에게도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퍼필드의 성추행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 착취 재판 관련 문건에도 이름이 올랐다. 또 이보다 앞선 2018년에도 30년 전 10대 여성 모델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모델 출신인 브리트니 루이스는 1988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호텔 방에서 코퍼필드가 정신을 잃게 하는 약물을 사용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루이스의 나이는 17세였다.

당시에도 코퍼필드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한다"며 "무고하게 죄를 뒤집어쓰게 됐다"고 말했다. 코퍼필드는 성추행 혐의로 2007년에는 법정까지 갔지만, 결국 법원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본명이 데이비드 세스 코트킨인 코퍼필드는 1956년생으로 올해 67세다. 그의 예명 코퍼필드는 찰스 디킨스의 동명의 소설에서 따온 것이다. 1970년대부터 마술사로 활동한 그는 1983년 관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사라지게 한 마술로 이름을 떨쳤다. 이후 나이아가라 폭포 관통, 중국 만리장성 관통 마술도 펼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코퍼필드는 2016년 포브스가 선정한 '명성으로 돈을 번 미국의 유명 인사 20명' 가운데 5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그의 재산은 8억5000만달러였다. 1~4위는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