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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기자의 Defence]여군 창설일… 한국판 ‘G.I 제인’ 진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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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전남 화순군 육군 보병학교 유격교육대 하천장애물 교장에서 여군 최초로 전문유격과정 이수에 도전하는 진미은 중사(왼쪽)가 작전 설명을 듣고 있다.

24일 오전 전남 화순군 육군 보병학교 유격교육대 하천장애물 교장에서 여군 최초로 전문유격과정 이수에 도전하는 진미은 중사(왼쪽)가 작전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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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만년 2등이었다. 어릴 적부터 시작한 원반던지기 여자 육상선수였지만 20살 마지막 전국체육대회 출전 때까지 2등을 벗어날 수 없다. 육군 3사관학교 진미은 중사의 이야기다. 2등에 지친 진 중사는 '교육자의 길'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고 대구대학교 체육대학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옷을 입은 듯 어색했다.

진 중사는 27살의 나이에 우연히 여군 부사관을 모집한다는 포스터를 보고 무턱대고 입대를 선택했다. 입대 후 새로운 길은 계속 열렸다. 2013년도에는 세계군인체육대회 선수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육군 5종선수 출전에 도전장을 냈다.
진 중사는 "2년 6개월동안 대회만 보고 달렸다"며 "대회를 준비하는 기간내내 힘든 시기였지만 이번엔 뭔가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믿음은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치뤄진 대회에서 진 중사는 선수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장애물 릴레이 달리기(500m)에서 메달을 수여했다. 동메달이었지만 평생 받아온 은메달 보다 뜻 깊었다. 이어 개인부문에서 은메달, 300m 표준소총사격에서 동메달도 획득했다.

군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대회를 마친 진 중사는 7사단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군은 육군 3사관학교로 발령했다. 3사관학교에는 대회당시 장애물경기장이 있고 이 경기장에서 사관생도들이 교육을 받기 때문에 교관 임무를 맡아달라는 의미였다.
진중사의 도전은 여기서도 이어졌다. 지난해 7월 육군 홈페이지를 보다 육군보병학교 '유격전문가' 과정에 여군을 처음으로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진 중사는 "남군들도 나가 떨어지는 훈련"이라며 만류하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망설이지 않았다. 유격전문가를 통과하면 전투복 오른팔에 '레인저' 휘장을 달 수 있다. 유사시엔 적 지역 또는 적과 가장 인접한 지역에서 정찰대 임무를 수행한다.

이 훈련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각종 무기 훈련을 비롯해 헬기 레펠, 하천 도하 등을 통과해야 한다. 마지막 주 4일 코스는 지옥훈련의 하이라이트로 저고도 헬기 이탈, 수상 은밀 침투 등 각종 유격 전투 기술이 1분 1초 휴식시간도 없이 이어진다. 4일 동안 수면시간은 산에 매복하면서 쪽잠을 잔 것이 전부다. 결국 진 중사는 제66주년 여군의 날을 나흘 앞둔 지난 2일 여군으로는 처음으로 휘장을 달았다. 전군에서 147명이 도전장을 냈지만 진 중사를 포함한 여군 2명, 남군 34명만 수료했다.

진 중사는 "3사관학교에서도 '레인저' 휘장을 단 군인은 3명밖에 없어 생도들 앞에서 설 때면 자랑스럽다"며 "군복을 입은 이상 여군과 남군을 구별할 수 없다 "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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