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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號 '네이처리퍼블릭' 침몰…구속 9개월만에 대표직서 물러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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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도박', '법조 로비' 사회 물의 일으킨 정운호
등기이사직 사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브랜드 '자연주의' 이미지도 흡집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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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상습 도박'과 '법조 로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사진)가 결국 추락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정 대표가 21일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가 상습도박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된 지 9개월 만이다.
화장품 업계에서 정 전 대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혔다. 남대문 시장에서 트럭장사로 시작해 더페이스샵과 네이처리퍼블릭 등 화장품 브랜드 2개를 성공시켰다.
정 전 대표는 20대 후반인 1993년 세계화장품을 설립하며 화장품 업계에 입문했다. 화장품 브랜드 '식물원'(1996년) '쿠지'(1998년)를 거쳐 2003년 12월 '더페이스샵'을 창업했다.

정 전 대표는 화장품브랜드 더페이스샵이 성공한 2005년부터 큰돈을 벌기 시작했다. 더페이스샵은 론칭한 지 2년 만에 연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하며 대박을 냈다. 그는 같은 해 사모펀드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AEP)에 지분 70%를 매각해 1000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후 2010년 어피니티와 함께 지분을 LG생활건강에 총 4667억원에 재매각했다. 이때도 200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남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 전 대표는 2009년 네이처 리퍼블릭 지분 100%를 인수한 뒤 2010년 3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며 화장품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6년 만에 연 매출 2800억원 규모의 국내 5위 브랜드숍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0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으로 기소되면서 날개는 꺾였다. 정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이달 5일 출소 예정이었던 정 전 대표는 법조로비 및 면세점 로비 의혹으로 재구속되면서 복귀가 물거품 됐다. 정 전 대표는 네이처리퍼블릭 기업공개(IPO)를 위해 상장사를 매각하는 방안과 미국계 기업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출소한 뒤 결정하려 했지만 재구속으로 결국 이마저도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의 도덕성 문제로 브랜드의 '자연주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더 페이스샵의 창립멤버가 만든 화장품브랜드다. 자연주의 콘셉트를 브랜드 이미지로 내세우며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인지도를 높였다. '자연주의'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통하면서 기업도 동반 상승했다. 일부 가맹점주들의 이탈 조짐도 보이고 있다. 경쟁 화장품 브랜드로 갈아타기 위해 작업을 펼치고 있는 가맹점주들도 나타나고 있다.

내부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현재 네이처리퍼블릭에는 정운호 전 대표의 형과 여동생이 각각 고문과 해외사업 담당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정 전 대표가 수감 중인 동안 이들과 창립멤버 임원들이 갈등을 빚어 조직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네이처리퍼블릭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85억원)보다 4분의 1토막 났다. 당기순이익도 65억원에서 15억원으로 급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구원투수로 김창호 전무를 내세웠다. 김 신임대표는 1984년 LG생활건강에 공채 입사한 뒤 더페이스샵 등을 거치며 화장품 업계에 30년 이상 몸담은 전문가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김 신임 대표를 주축으로 국내 조직 및 브랜드 경쟁력을 재정비하고,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히트 제품을 앞세워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 신임 대표가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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