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나이미 장관은 1995년부터 석유장관을 맡아 사우디뿐 아니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신임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에는 보건장관 겸 국영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 회장을 맡아오던 칼리드 알팔리(56)가 임명됐다. 알나이미 전 장관은 왕실 자문역으로 물러났다.
알팔리 신임 장관은 아람코의 최고경영자 겸 대표이사로 재임 중이던 지난해 5월 보건장관으로 입각함과 동시에 아람코의 회장이 됐다. 이때부터 그가 차기 석유장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사우디 석유장관은 요직이지만 알나이미 전 장관처럼 알사우드 왕가 혈통과 관계없는 전문 관료가 맡아왔다. 하지만 알팔리 신임 장관이 왕족의 일가라는 점에서 이번 개각으로 '저유가 위기'를 맞아 사우디의 핵심 자원인 원유에 대한 국왕의 장악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각의 특징은 또 석유부 장관을 위시해 경제 분야 장관급 고위직을 집중적으로 교체한 것이다.
사우디 중앙은행(SAMA) 총재와 무역·투자부, 교통부 장관이 교체됐다. 성지순례부 장관도 바뀌었다. 수자원·전력부는 전력 부문을 신설 에너지·산업광물부로 이관하고 수자원·환경농업부로 개편됐다.
경제 분야 개각과 조직 개편은 지난달 25일 발표된 '비전 2030'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로 해석된다.
모하마드 제2왕위계승자가 설계하고 직접 발표한 이 계획은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사우디의 경제 구조를 개혁하겠다는 내용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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