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독자노선'에 김한길 공개반박…천정배 "제3당 달성보다 개헌저지선 확보가 중요"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손선희 기자] '야권통합'을 놓고 국민의당의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야권통합론을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천명한 반면,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공개석상에서 통합ㆍ연대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의 최대 이슈인 야권통합ㆍ연대의 방아쇠가 이미 당겨진 가운데, 안 대표가 통합론을 막고 '독자노선'을 고수할 수 있을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5일 심야 최고위원ㆍ국회의원단 연석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전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야권통합에 대한 거부방침을 분명히 한 바 있다. 특히 안 대표는 수도권 연대에 대해서도 "분명한 목표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깨는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독자노선을 천명했다.
전날 천정배 공동대표는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하는 것은 국민의당의 목표"라고 밝혔고, 김 위원장은 7일 선대위 회의에서 "우리 당이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만 확보한다면 여당이 개헌선을 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정치를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천명한 독자노선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여당이 18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캐스팅보트니 뭐니 하는 것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되고, 국회는 식물국회가 될텐데 그 때 교섭단체라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안 대표가 말한 대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가 꼭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의 말을 빌어 야권통합ㆍ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이처럼 야권통합·연대를 둔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국민의당은 격랑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선대위 회의에서는 고성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 "밀실에서 할 말이 아니지 않나"라며 "지금 야권 전체가 개헌저지선 확보 못할 경우에 맞부딪힐 정말 무서운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당에 합류한 박지원 의원 역시 제한적 연대논의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7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선 더불어민주당에서 (분열의) 원인(친노 패권주의)을 어떻게 확실하게 제거하는가 하는 그 결과를 보고 우리 당에서도 논의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제한적 선거연대론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7일 공개한 3월 1주차(2월29일, 3월2일~4일) 정당지지도 조사(유권자 2017명, 응답률 5.2%, 표집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전주대비 0.6%포인트 하락한 11.6%로 집계돼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11%의 지지도를 기록해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31.7%)에 크게 못 미쳤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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