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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대화 압수수색 당사자에 안알리면 위법

최종수정 2016.02.25 11:19 기사입력 2016.02.2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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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법원이 당사자 몰래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무차별적으로 수집하는 수사당국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국회에 필리버스터까지 부활시킨 테러방지법을 둘러싼 논란이 더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용규 판사는 세월호 추모집회 '가만히 있으라'를 기획한 대학생 용혜인(26)씨가 "검·경의 압수수색을 취소해달라"며 낸 준항고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25일 밝혔다.
용씨는 2014년 5월 18일 열린 세월호 추모집회의 제안자다. 수사당국은 이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해 용씨를 재판에 넘기는 과정에서 집회 전후 열흘간 용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압수했다. 검찰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내자, 카카오 법무팀이 그해 5월 12~21일 용씨가 대화한 내용들을 넘겨줬다.

용씨가 수사당국이 자신의 카톡 대화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같은 해 11월 검찰이 '집회 시간·장소가 경찰 예상을 벗어나 불법'이라며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난 뒤다. 가족과의 소소한 대화까지 담긴 카톡 내용이 압수됐지만 정작 본인은 몰랐다.

이에 용씨는 자신에게 통보도 없이 부적법한 절차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며 준항고를 제기했다. 준항고는 구금·압수 등 수사당국의 처분에 불복할 경우 법원에 이를 취소·변경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을 통지하지 않아도 되는 '급속을 요하는 때'란 미리 알려주면 피의자가 증거를 숨길 염려가 있을 때"라면서 "서버에 저장된 카톡 대화내용과 계정 정보는 피의자가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카톡 압수수색은 사생활의 비밀과 통신의 자유 등에 직접적 제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47년 만에 필리버스터를 부활시킨 테러방지법 통과 저지의 주된 논거도 '사생활 침해' 방지다. 최근 애플이 연방수사국(FBI)과 법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잠금장치 해제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정부가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감청장비를 들여오도록 지원할 수 있게 된다. 휴대폰 도·감청 역시 법원 영장이 필요하지만 수사기관에 국가정보원을 더한 사정당국이 적법하게 자정력을 발휘할 지 의심받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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