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공천 불가피 쪽으로 몰아가기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새누리당의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룰 결정이 3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당초 당 공천제도특별위원회는 작년 말까지 공천룰 결정을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의 의견차이만 확인했을 뿐 합의에는 실패했다. 친박의 입장에서는 공천룰 결정이 급할 것이 없는 입장이고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복귀가 눈앞이라 당분간 계파간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서 친박은 "공천 룰을 서둘러 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공천특위 위원인 김태흠 의원은 비공개로 전환되기 직전 "선거구 획정도 안 된 상황에서 공천 룰을 조급하게 정하려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상대 당의 공천 룰을 보면서 이기는 선거를 위한 공천 룰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의 중심인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공천룰 전쟁에 "급할 것이 없다"는 친박의 계산이 강조된 것으로 해석된다.
친박의 입장으로서는 공천룰을 정하는 것이 늦어질수록 경선을 시행할 시간이 부족해져 전략공천 주장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최 부총리의 여의도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시점이라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친박의 사령관이라 할 수 있는 최 부총리를 중심으로 친박이 결집해 공천룰 전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최 부총리가 복귀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공천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 후 "오는 6일 최종 합의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자는 결론을 맺고 회의를 끝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과 비박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공천룰 논의는 지루한 소모전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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