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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칼' 中 관세인하…韓 가격경쟁력 확보 vs 면세점타격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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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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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중국이 내년 대규모 수입관세 인하조치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관세부담이 낮아지면서 소비재 수출가격 경쟁력은 확보되는 반면에 중국 내에서의 가격 경쟁이 격화되고 요우커(중국관광객)에 의존해온 한국 면세점사업이 중장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중국 정부와 KOTRA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최근 2016년 1월 1일부로 일부 품목 수출입 관세를 잠정 인하 및 조정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수입관세 잠정 인하대상 품목은 총 787개로 전체 수출 품목(세칙세목 기준) 8294개의 9.5% 수준, 지난해 대비 38개 품목이 추가됐다.
수입관세 인하 대상 주요 품목은 소비재이며 환경제품, 하이테크 설비 등이다 . 해외로부터의 소비수요가 높은 가방, 의류, 화장품, 스카프, 텀블러, 선글라스 등 소비재 등이 포함된다. 일부 고급 설비, 핵심 원부자재 및 에너지 관련 소재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도 인하된다.

-中 787개 관세인하…모직 면직의류 관세 절반 낮아져

구체적으로 내년 1월부터 모직, 면직 의류 수입관세는 기존의 16%에서 8%로 낮아진다. 운동화, 부츠 등 대부분 신발에도 기존 24%의 절반 수준인 12% 수입관세가 적용된다. 여행가방, 핸드백 등 가방류 수입관세는 기존 20%에서 10%로 인하된다. 최근 중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수입 분유 일부 품목에 대해 수입관세를 기존 20%에서 5%로 대폭 하향 조정, 영유아 의류와 가공식품 관세도 기존 15%에서 5%로 바뀐다.

고속전력자동차의 견인변류기, 촬영기기 영상모듈, 하이브리드 차량용 엔진제어기 등 일부 하이테크 설비에 대한 수입관세도 낮아진다. 최근 중국이 진행중인 제조업 업그레이드에서 일부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 인하로 제품 단가 인하, 핵심 제품의 빠른 도입과 기술 추격 등으로 현지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해외 소비 증가에 따른 구매력 유출이 심각하다고 판단, 해외소비 U턴으로 자국의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수입관세를 대거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수준 향상으로 중국인의 프리미엄 소비재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국내외 가격 차이로 해외 면세점 구매, 온라인 해외직구 등 해외 소비재 직접 구매 경향 높다.

-여행가방 핸드백 등도 10%로 인하

중국 상무부가 시계ㆍ가방ㆍ의류ㆍ술ㆍ전자제품 등 품목의 20개 고급 브랜드의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중국 시장 평균가격은 홍콩 대비 45%, 미국 대비 51%, 프랑스 대비 72%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중국인의 해외소비 총액은 전년대비 28% 증가한 1648억 위안으로 세계 1위. 이 중 명품 소비는 78%가 해외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중국에서는 해외로 쏠리는 소비재 구매에 대한 자성과 국내 소비재 산업 경쟁력 강화, 관세 인하를 통한 국내외 가격차 합리화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수입관세 인하는 우리 기업들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관세 인하 대상 품목의 경우 한국 제품들의 대중 수출 단가 인하 및 가격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 올해 1~10월 누계 기준 중국의 대한국 수입 1000만 달러가 넘는 품목은 LCD 패널, 휴대폰, 셀럽, 전기밥솥, 스킨케어 용품 등이 있으며, 현행 6.5~10%의 관세가 2~8%까지 인하될 예정이다. 관련 제품 수출기업은 수출가격 인하에 따른 채산성 개선과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확보 일정 정도 기대된다.

하지만 실제 관세 인하 효과에 대해서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 견해는 다수 소비재에 대한 관세 인하 효과는 정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韓소비재 가격경쟁력 확보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도 있다. 수입관세 인하 시 중국 내에 수입되는 각국 소비재 가격 인하 효과에 따른 경쟁과 기존 유커들의 한국 면세점 구매 패턴이 바뀔 가능성이다. 화장품ㆍ선글라스ㆍ스카프 등 주요 명품의 수입 관세 인하로 미국ㆍ유럽ㆍ일본산 소비재 중국 수출 가격이 같이 하락, 중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전체의 41.6%인 621만 명이고, 이중 72.3%가 쇼핑을 한국 방문 이유로 꼽을 만큼(한국관광공사) 중국인의 한국 소비재, 면세점 사랑은 각별하다. 그러나 소비재에 대한 관세 인하가 지속되고 중국 정부의 면세점 확충 정책도 구체화되고 있어 중국인의 해외 구매 패턴이 국내로 돌아설 경우 한국 면세점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中 관세인하·면세점 확충…韓 면세점에 부정적 영향

실제 관세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장품에 매겨지는 세금은 수입관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통과정에 증치세, 소비세 등의 세금이 상품 가격에 반영된다. 여타 세금의 동시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는 비용, 광고비용 등 다양한 비용까지 고려하면 관세를 50% 수준으로 낮춰도 실제로 상품가격에 반영되는 부분은 미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예컨대 중국 시장으로 수출되는 화장품 단가가 100위안일 경우, 이번 관세율 인하로 낮춰진 세금(관세+증치세)은 3.51위안 정도이다.

KOTRA는 "이번 관세 인하는 중국의 시장 구조조정 방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기존의 '가전하향 식의 경기부양이 아닌 관세와 제도를 통한 시장 조정의 의미가 있으며, 소비재는 물론 자원류, 환경제품 등의 수출입 관세 추이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OTRA는 또 "이번 잠정세율 인하 품목 중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2년차 관세보다 낮은 품목이 소비재 위주로 다수 포함돼 있으므로 기업들은 관련 제품 수출 시 제품 HS 코드에 따른 면밀한 관세인하 혜택을 점검해야 한다"면서 "이 정책은 우선 2016년 1년간 잠정세율임을 감안한 가격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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