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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디클]과잉진압 vs 폭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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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대규모 집회를 두고 온라인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차벽을 만들어 시위를 막고 18만ℓ의 물대포를 쏜 경찰의 진압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물대포에 맞아 60대 농민이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경찰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차벽으로 설치된 경찰버스를 훼손하는 등 폭력적인 양상을 보인 일부 시위대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를 규탄하는 이번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는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51명이 연행되고 14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일부 참가자들이 차벽으로 설치된 경찰버스를 밧줄로 묶고 끌어내려고 하고 이에 경찰이 시위대를 겨냥해 캡사이신 용액을 탄 물대포를 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특히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백모(69)씨가 물대포에 맞아 머리에 중상을 입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위중한 상태다.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힌 장면을 보면 경찰은 백 씨가 쓰러진 뒤에도 정조준해 물대포를 계속 쐈고 백 씨를 구하기 위해 달려온 다른 시위대에도 물대포를 퍼부었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과잉 진압이 명백하다며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노인에게 물대포로 조준사격을 하는 것이 어떻게 정당한 공권력이냐", "살인미수에 해당한다" 등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경찰 측은 불법 집회를 진압하기 위한 과정이었을 뿐 과잉진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와 여당도 불법시위를 주도하고 폭력을 휘두른 이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마든지 합법적인 방법이 있는데 폭력을 동원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논지다.

'금방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험악한 분위기', '공공건물이 불타거나 파괴', '시내곳곳의 도로가 봉쇄당해 통행 불편', '무정부 상태를 재현시키려는 듯한 심각한 폭력사태', '과격ㆍ폭력 시위가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위험수위'. 대통령직선제 쟁취를 위해 1987년 6월 전국적으로 일어난 시위에 대해 당시 주요 일간지들이 사용한 표현이다. 폭력시위라는 프레임은 어제오늘의 것이 아닌 셈이다.
문제는 폭력시위와 과잉진압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시위대들이 무엇을 위해 모였는지 잊어버린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집회 참가자는 주최 측 추산 13만 명, 경찰 추산 6만8000명으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폭력시위 논란에 앞서 이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참석한 원인은 사라지고 결과만 남는 현상이 반복되면 곤란할 것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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