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자산 대비 금 보유 비중을 20% 이상으로 강제하는 법안 '우리 스위스 금을 구하자(Save Our Swiss Gold)'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반대표가 74% 나와 부결 처리됐다.
금 보유량 확대 제안과 함께 매년 이민자 수를 전체 인구의 0.2% 이내(약 1만6000명)로 제한해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고 자연을 보존하자는 스위스인구협회의 '에코팝' 제안도 부결 처리됐다. 투표 참여자 74%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팝 지지자들은 이민자 수 제한이 주택과 교통 등에 대한 신규 수요를 줄여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에코팝 반대자들은 스위스 경제인력의 25%가 외국인인 상황에서 이민자 수 제한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특히 스위스가 친(親)기업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민자 수 제한은 기업들이 유럽의 숙련된 노동력 충원을 불가능하게 해 스위스의 친기업 이미지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아울러 스위스 거주 부자 외국인에 대한 세금혜택 폐지 제안도 반대 59%로 부결 처리됐다. 반대자들은 오랫동안 유지돼왔던 외국인 세금혜택이 폐지될 경우 외국인 투자가 급감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스위스 기업인들은 국민투표에서 3개 발의안이 모두 부결 처리된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스위스는 세계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기업환경이 좋은 국가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기업인들 사이에서 이 3개 발의안이 모두 통과될 경우 기업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짙었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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