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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 습격]나는 왜 가난한가(153)

최종수정 2020.02.12 10:22 기사입력 2014.09.1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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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서 말하는 '레스 이즈 모어(Less is more)'는, 절제는 아름답기까지 하다는 진술이다. 조금 아끼고 덜한 것은 조금 더 한 것보다 더 나은 것이다. 이런 생각은 꽤 효용 범위가 넓다. 욕망을 줄이는 일은, 욕망의 만족을 더 키운다. 욕망은 채워질 수록 빈 자리가 커진다. 욕망은 절제를 통해서만이 구원받는다.


하고싶은 것, 갖고싶은 것, 하고싶은 말을 그쯤에서 멈추도록 하는 일은 일견 고통과 억압처럼 보이지만, 해탈은 거기에 있다. 그 작은 순환들에서 벗어나는 일은, 고리를 끊는 일이다. 욕망의 허기는 채움으로써 끌 수 있는 게 아니라, 허기를 인식하고 그것에 대한 관점을 바꿈으로써 끌 수 있다.

또한, 소비에 관한 일도 레스 이즈 모어이다. 요즘 자신의 가난에 대해 예민해졌다. 나는 왜 가난한가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가난을 수긍하고 가난을 들여다봄으로써 가난하지 않게 되던, 정신적인 재해석의 힘을 잃었다는 의미도 되리라. 가난 또한 무엇과 비교한 개념이다. 소비의 즐거움은 '소비된 것'에서 생겨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비된 것을 인식하고 그것을 자기의 문제와 관련짓는 것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소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소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훨씬 소비를 즐겁게 한다. 이걸 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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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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