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전 미사에서 유가족 "팽목항 방문해달라"고 교황에 요청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린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교황을 만난 세월호 유가족들이 교황에게 "가능하다면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팽목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교황의 팽목항 방문 가능성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교황의 방문 의지가 높더라도 일정이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꽉 짜여 있어 이동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팽목항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교황이 팽목항을 방문하게 되면 현재까지 수습하지 못한 실종자 10명의 가족들을 만나 아픔을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팽목항에는 폐의 3분의 2를 잘라내거나 뇌종양 수술이 필요하지만 딸의 시신을 찾을 때까지 이를 미뤄두고 있는 실종자 가족도 있다.
15일 오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왼쪽 가슴 한켠에 노란 리본을 달고 5만명의 대중 앞에 섰다.
교황은 미사에 앞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10여분간 만나 위로를 건넸다. 경기장을 찾은 유가족과 생존학생 36명 중 10명을 직접 만난 교황은 그들의 손을 잡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또 유가족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가족들의 말이 끝날 때마다 "잊지 않겠다, 기억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면담에서 "단식 중인 세월호 희생 학생의 아버지를 광화문 미사 때 안아 달라"는 부탁에 교황이 고개를 끄떡인 것으로 알려져 16일 광화문 시복미사 때 한달 넘게 단식 중인 고(故)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교황이 안아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또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면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가족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억하겠다”고 말해 가족들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