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낮아지고 소형모델 확대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민차' 쏘나타는 최근 신형 모델이 나오면서 등급별로 45만~75만원씩 올랐다. 더 비싼 차체를 쓰고 이런저런 사양을 추가해 그보다 인상요인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조금만 올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대표하는 차종의 이러한 상반된 가격책정은 최근 국내 완성차판매 시장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국산차 판매가가 꾸준히 오르는 사이 수입차는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9일 본지가 최근 5년간 국내 판매 중인 전 차종 판매가격의 평균치를 조사한 결과 국산·수입차 간 가격차이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국산차 평균 판매가격은 2858만원이었으나 지난해 3004만원으로 5.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차 평균판매가격은 5년 전 1억475만원에서 2012년 9721만원으로 1억원 아래로 떨어진 후 작년에는 9432만원으로 더 낮아졌다.
통상 완성차회사가 신차를 낼 때 새 기술을 적용하고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가격을 올리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차업체의 이 같은 가격책정은 눈에 띄는 움직임이다.
수입차 가격이 이처럼 낮아진 건 주요 수입국인 유럽·미국 등과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낮아지고 있는 데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 유인을 위해 공격적으로 가격을 매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수입차 소비계층이 젊어지면서 각 업체가 상대적으로 싼 중소형차 모델 라인업을 늘린 영향도 있다.
렉서스가 최근 내놓은 해치백차량 CT200h는 기존에 비해 최대 410만원 싸졌다. 기본형 모델 가격은 3990만원으로 고급차 브랜드로 꼽히는 렉서스가 국내에 3000만원대 차를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크라이슬러는 대형세단 300C의 가격을 1000만원 이상 떨어뜨려 4480만원에 판매키로 했다. 현대차 제네시스보다 낮은 수준이다. 벤츠의 최고급세단 S600은 5년 전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싸게 살 수 있다.
독일 브랜드를 수입하는 한 업체의 사장은 "본사에서 한국 수입차시장의 성장세를 눈여겨보고 있어 과거에 비해 물량을 배정할 때나 가격을 매길 때 좀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일부 차는 미국이나 중국보다도 싼 가격에 내놓기도 한다"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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