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산차들이 그동안 굳건히 지켜온 기업오너들의 애마((愛馬)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국산 대형 플래그십 세단의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입산 동급차종은 늘어 대조를 보였다.
같은 고객층을 두고 경쟁하는 수입 플래그십 세단의 판매는 같은 기간 나란히 늘어났다. 아우디의 대형 세단 A8과 BMW의 7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는 1분기에 총 2016대가 팔려 전년 대비 68%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이들 국산 3사와 수입 3사간 판매량 격차는 다섯 배 이상 났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그 격차를 2.5배 이내로 크게 좁혔다.
특히 지난해 말 신형 모델을 내놓은 벤츠가 두각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 338대 판매에 그쳤지만 올 들어서는 1094대가 팔리는 등 최고급 차종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대형 플래그십 차종은 통상 법인수요가 많아 일반적인 완성차 판매의 시류와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개인고객 판매추이와 어느 정도 비슷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새 모델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기아 가 K9의 부분변경 모델을 올해 초 내놓은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국산차 모델은 출시된 지 1년을 훌쩍 넘겼다.
수입차 중에서도 아우디나 BMW의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와 수입 브랜드 모두 적게는 절반 정도부터 많게는 80% 이상이 법인수요다.
대형 플래그십 세단의 경우 볼륨 모델은 아니지만 각 회사가 보유한 온갖 첨단 기술을 집어넣어 만든다는 점에서 회사를 대표하는 모델로도 꼽힌다. 법인고객이 상당수인 만큼 연중 일정 수준 이상의 수요가 발생해 각 회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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