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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턱대고 전월세 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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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세제 정책 발표하고 일주일 만에 수정…스스로 정책 실수 인정한 꼴
-세제 정책으로 인한 시뮬레이션, 관련 통계조차 철저히 준비 못 해…땜질식 처방만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부동산 시장 불씨를 살리기는커녕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만 잃었다."
연이어 나온 정부의 전·월세 대책과 보완 조치를 지켜본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내놓은 총평이다. 이 같은 비판은 정부가 자초했다. 지난달 26일 '월세 세액공제·임대소득 과세'라는 주택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5일 부랴부랴 보완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 스스로 미완의 정책을 내놓았다고 시인한 꼴이다.

특히 세제 정책으로 누가 얼마나 혜택을 보고 정부 재정을 얼마만큼 내줘야 하는지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지 못했다.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부동산 관련 세제 정책을 짜면서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은 것이다. 정책이 시장에 미칠 영향과 효과를 사전에 면밀히 검토한 뒤 시행해야 하는데, 정부가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현장'을 모르고 관련 수치도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질타의 목소리가 크다.

기획재정부는 전·월세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세입과 세출이 얼마나 되는지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통계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월세 세액공제 전환 발표 당시 "얼마나 많은 세입자가 월세 소득공제를 신청할 것인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 추정에 추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갑자기 세금을 떠안게 된 집주인들의 부담에 대해서도 충분한 예측이 없었다. 보완 발표 땐 "향후 국세청의 과세자료와 국토부의 통계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분석을 하겠다"고 했다. '선 발표 후 분석'이라는 웃지 못 할 모양새가 된 것이다.
정책의 영향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에 발표 때마다 전월세 시장은 요동쳤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규제 대부분이 풀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이 오히려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조세 부분의 경우 제대로 된 시뮬레이션이나 요율 등을 깊이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고 지역별 차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정부가 일주일 만에 정책을 번복하면서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고 지적했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은 "정부가 그동안 내수경제를 살리자는 기치 아래 부동산 시장 회생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전월세 대책은 이에 역행한다"면서 "장기간의 부동산 침체를 깨뜨릴 모멘텀을 잃어버리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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