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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특례 축소, 손흥민-박주호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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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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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병무청이 내년부터 체육 분야 병역 특례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요약하면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혹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더 이상 특례를 받지 못한다.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축구 선수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대목이다.

병무청이 16일 각 스포츠단체에 전달한 '예술·체육요원 제도개선안'에 따르면 각종 체육대회 및 성적별로 점수는 차등 부여되며, 누적 점수 100점 이상의 선수만이 특례를 받을 수 있다. 앞서 박창명 병무청장은 국회 업무보고에서 "체육, 예술요원으로 편입되는 것이 병역면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한 번의 입상으로 사실상 병역을 면제받는 불합리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체육요원은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 1위에 입상하면 병역이 면제된다. 개선안에서 올림픽게임은 금메달 120점 은메달 100점 동메달 60점이 각각 부여된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 50점 은메달 25점 동메달 15점이다. 즉 올림픽 금·은메달은 이전처럼 단 한 번의 수상만으로 특례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예전과 달리 추가 실적이 있어야만 기준을 채운다.

새 규정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축구에 미치는 여파는 상당하다. 2000년대 이후 병역 특례를 받은 선수는 2002 한·일월드컵 4강(10명)과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18명) 등 모두 28명. 월드컵 16강 이상에 따른 병역 특례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한국이 마지막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건 1986 서울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던 올림픽 대표팀 선수단[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던 올림픽 대표팀 선수단[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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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올림픽 동메달이 전대미문의 성과였던 점을 고려하면,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프로축구 선수에게 사실상 유일한 병역 특례 기회라 해도 다름없다. 변경된 규정에 입각하면 지난해 런던올림픽 동메달도 병역 특례의 최소한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올림픽-아시안게임 외에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기회는 세계선수권대회다. 종목별로 세계선수권대회는 개최 시기가 다르다. 개선안은 대회 주기(1~4년)과 성적(금·은·동)에 따라 60점~5점의 점수가 주어진다고 명시했다. 4년 주기 대회는 1위 60점, 2위 40점, 3위 20점이 주어진다.

축구에 있어 세계선수권은 다름 아닌 월드컵이다. 월드컵의 현실적 목표 최대치는 8강. 사실상 축구선수의 병역 특례 기회가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병무청으로부터 공문을 받았다"면서도 별도의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물론 국가대표로 뛸 정도 기량을 갖춘 축구선수에겐 병역 특례 못잖은 혜택이 있다. 바로 상주 상무-경찰축구단을 통한 입대다. 두 팀은 현재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 참가해 정기적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선수 경력 및 경기 감각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상주는 성적에 따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승격도 가능하다.

하지만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일찌감치 유럽 프로축구리그에 출전한 선수들에겐 분명 최상의 해결책이 아니다. 한창 유럽 무대에서 전성기를 달릴 시점에 입대해야 하기 때문. 아무리 시기를 늦추더라도 20대 중후반에는 한국에 돌아와야 한다. 병역을 마치면 어느덧 나이는 서른에 가까워진다.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워진다.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 문이 아예 좁아질 수도 있다. 유럽 구단들은 '한국선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을 받는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당장 손흥민(레버쿠젠)부터 문제다. 지난해 올림픽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돼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있었다. 박주호(마인츠)도 와일드카드로 아시안게임 출전을 기대했다. K리그-J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신욱(울산) 윤일록(서울) 장현수(FC도쿄) 등의 처지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

개선안은 아직 최종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 병무청은 각계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호 기자 spree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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