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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냄새가 최고의 세일즈 기법이다"..'바잉 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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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숨쉴 때 미립자가 콧구멍으로 들어오고, 그 미립자는 콧구멍의 솜털을 지나 후각 신경구로 곧장 전해진다. 다시 후각 신경구는 미립자를 두뇌에 전달한다. 익숙하거나 무언가를 강하게 떠올리게 하는 냄새를 맡으면 그 냄새를 처음 맡았을 때의 기억이 편도체와 해마에서 동시에 점화된다. 진화 측면에서 볼 때 사냥꾼에게 먹잇감은 냄새가 아주 좋고, 먹잇감 입장에서 포식자의 냄새는 역하다. 인간은 후각을 활용해 먹거리나 건강한 짝을 찾기도 하고 질병의 추적 등 다양한 탐색을 해왔다.

또한 수많은 기억을 저장하고 기억 체계를 만들어 왔다. 미각, 청각, 시각, 촉각 등의 감각도 더해져 종합적인 기억체계를 이룬다. 이런 감각의 기억체계를 마케팅에 응용한다고 한다면 어떨까 ? 이미 감각을 통한 기억 처리 방식을 따라 많은 제품들이 생산, 판매되고 있다. 이를 '뉴로마케팅'이라고 한다. 뉴로마케팅은 뇌과학과 신경과학을 마케팅에 접목시킨 새로운 기술이다. 광고, 메시지 전달, 제품 판매 등에 뉴로마케팅이 응용되고 있다.
일단 후각이 마케팅에 활용되는 예를 보자. 해산물 전문 식당에서 레몬 향을 은은히 감돌게 되면 매출이 증가한다. 유제품 판매대 근처에 풀냄새를 살짝 흘려주면 소비자들은 잠재적으로 유제품이 생산되는 초원을 떠올리며 호감을 갖는다. 고급 자동차 전시장이나 가죽 제품 매장에서는 윤이 나는 가죽의 깊은 냄새로 고급스러움을 포장한다. 옷가게에서는 상쾌한 바다냄새나 장미, 바이올렛의 로맨틱한 향기로 소비자의 구매 행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독자들이라면 길거리에서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던 통닭 냄새를 따라 치킨집에 이끌린 적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커피숍, 치킨집, 식당 등은 물론 호텔들이 이런 마케팅을 한다.

A.K 프라딥의 저술 '바잉 브레인'은 뉴로마케팅 기법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거꾸로 독자들로서는 자신의 소비가 어떤 상징체계에 의해 조작되는 지도 동시에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가령 스타벅스는 특유의 커피향을 늘상 풍겨내 고객들이 냄새만으로도 스타벅스커피라는 걸 알게 할 수 있다. 존슨즈 베이비파우더 역시 냄새로 마음을 진정시키거나 편안함을 유도한다. 냄새에 내재된 기억을 재생시켜 감정을 자극하고 즐거움과 쾌락을 선사, 고도의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우리는 물건을 고를 때 절실한 필요에 의해서만 선택되지 않는다. 수많은 감각이 만든 기억체계와 기억체계가 만든 기호에 따라 선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똑같은 제품이라해도 익숙한 감각이 배여 있는 제품이라면 당연히 먼저 손이 가기 마련이다. 이처럼 시장에는 사람의 내면 깊숙히 숨겨진 욕망을 이끌어내기 위해 갖가지 상징이 조작돼 있는 물건들이 수두룩하다. 물건 구매가 아주 합리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란 걸 말해준다.
이 책은 '사람은 왜 어떻게 물건을 살까 ?', '어떤 광고가 기억에 남는가 ?' 등 비즈니스맨들이 평소 궁금하던 내용이 담겨 있다. 따라서 브랜드 전략에서 매장 진열, 제품 기획, 광고 홍보까지 실제 마케팅 업무 현장과 작업 흐름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담고 있는 실무 지침서다.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해야하는 마케터, 기업가, 대기업 마케팅 직원, 브랜드 기획, 광고기획자, 디자이너, 세일즈맨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바잉 브레인'/A.K 프라딥 지음/서영조 옮김/한국경제신문 출간/값 1만6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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