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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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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두달째 '침묵 모드' 朴정부 금융정책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취임 두 달여를 맞은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보이지 않는다. 정책금융기관 수장으로서의 존재감은 물론, 산업은행이 당면한 현안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행보만 보일 뿐이다. 금융권에선 "산은지주 회장이 있는 듯 없는 듯 하다"는 얘기가 새나오고 있다. 강만수 전 산은지주 회장이 취임 초부터 존재감을 드러내며 활발히 움직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4월 산은금융지주의 새 수장자리에 앉게 된 홍기택 회장은 취임 하기 전, 휴일인 일요일에 갑작스럽게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적이 있다. 자신의 인선이 낙하산이라는 안팎의 평가에 대한 해명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작 취임하고 나선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공식적으로 한번도 갖지 않았다. 비공식적인 인터뷰에서도 "아직은 업무 파악중"이라는 이유로 현안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사실 홍 회장은 박근혜 정부 금융정책의 아이콘이었다. 이렇다 할 금융권 경력이 없는 교수출신의 그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인 산은지주의 회장이 된 것 부터가 그랬다. 게다가 정책금융기관을 재편하는 문제나 기업구조조정과정에서의 역할 등 굵직한 현안들이 모두 산은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어느때보다 산은과 산은 수장의 전문성과 목소리가 필요한 때다.

그러나 정작 취임 후 홍 회장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금융당국이 주최하는 금융권 회의 등에 가끔 참석할 뿐이다.

홍 회장의 취임 후 가장 두드러지는 산은의 변화가 '강만수 지우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가 산은 민영화 중단을 선언하자, 산은 내부에서도 그간 준비했던 기업공개(IPO) 관련 작업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강 전 회장이 IPO를 위해 야심차게 영입했던 '삼성의 입' 주우식 수석부사장까지 최근 사퇴하고 신문 용지 제조업체 전주페이퍼의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IPO 추진 의지는 안팎으로 더욱 약해진 상태다.
이 같은 홍기택 회장의 '조심모드'에 대해선 상황상 불가피하다는 논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STX 구조조정 성공 여부가 그의 업무능력과 전문성을 검증할 시험대가 될 수 있으므로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것이라는 얘기다. 홍 회장은 STX 계열사의 지원 방안과 관련한 발언이 문제가 돼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적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할 때가 아니냐는 지적이 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미 산은에 대한 업무 파악은 끝났고, 산은 수장으로서의 실력과 전문성은 결과로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STX 지원 과정 등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을 경우 기관과 수장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고 정책금융기관 재편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우려도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보다 신중하게 지원 규모 및 지원 여부를 고려하고 결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홍 회장을 '조심모드'로 변화시킬만한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대외적으로는 산은이 존재감이나 역할을 잃어가는 것으로 비춰지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제 막 취임해 조명을 받고 있는 다른 지주사 회장과 비교했을 때 자기색이 없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능력의 문제가 아닌 상황의 문제"라면서 "섣부른 행동이나 발언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음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음달 말께 기자간담회 등 다양한 소통방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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