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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새누리경선, 자칫하면 3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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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새누리당의 경선 과정을 정책 드라마로 만들어야 합니다."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일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국민공감 실천서 서약식'에서 한 말이다. 너무 드라마 만들기에 집중해서였을까. 지난 29일 파주에서 열린 '3040 정책토크'는 각본에 따른 연출처럼 진행됐다.
이날 후보들은 30, 40대로 구성된 방청객 60여명에게 자신의 육아·교육·주택 정책을 알렸다. 대부분 정장이 아닌 평상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발표 자료에는 각종 동영상과 그래픽을 첨가했다. '나뭇잎 포스트잇'을 통해 방청객들의 질문도 받았다.

정책토크 곳곳에서 부자연스러움이 나타났다. 후보들의 발표는 매끄럽지 않았다. 사회자인 개그맨 김쌤(본명 김홍식)씨가 "춤추고 노래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후보들은 좀처럼 분위기를 띄우지 못했다.

치열한 정책 공방도 없었다. 박 후보에 대한 사당화, 5·16 역사인식 논란이 사라진 자리에는 후보들의 조용한 '본인 정책 소개하기'만 남았다. 정책도 기존에 발표한 것에서 거의 변화가 없었다. 후보들은 패널들의 질문에 동문서답을 하거나 어색한 농담을 던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관계자들은 정책토크 시작 전 장내를 정리하며 "50, 60대가 많이 보인다"며 "(30,40대가 아닌 분들은) 뒤와 양 옆으로 좀 빠져 달라"고 부탁했다. '非3040'들이 멋쩍어 하며 자리를 옮겼고 곳곳에서 "저는 앉아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나왔다.

새누리당 선관위와 각 후보 캠프는 다양한 선거운동을 통해 국민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칫 김빠진 경선이 될 경우 박근혜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없고 비박 주자들도 의미 있는 2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정책토크는 평가할 만한 시도였다.

그러나 안풍(安風)을 막기에는 턱없어 보였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그간 강연과 방송에서 자연스러운 발표와 농담으로 이미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새누리당이 이번과 비슷한 정책토크를 이어간다면 민심 공략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뻔한 드라마는 외면받는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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