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퇴임과 재연임을 둘러싸고 주말 내내 금융권은 이런 저런 루머가 무성했다.
신보 이사장을 둘러싼 이런 해프닝을 두고 금융위와 청와대간의 알력설, 청와대가 금융위 추천인사에 대해 출신지역을 이유로 비토했다는 설, 이 와중에서 안 이사장이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설 등등이 난무한다.
이 중에는 사실도 있고 루머도 있을 것이다. 또 퇴임 기자회견까지 했던 안 이사장을 다시 연임시키기까지엔 말 못할 사정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금융공기업 사장 한 명의 인사로 청와대와 금융위가 이처럼 망신을 당한 것은 두고 두고 곱씹어봐야 한다.
금융 공기업 CEO 선정 과정의 문제점은 신보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지난 5월에 있었던 예금보험공사 사장 공모에는 지원자가 없어 공모 마감기한을 늦추기도 했으며 지난달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에서는 후보자 면접도 생략된 채 인선이 진행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현재도 비금융권 공기업 중에서도 CEO 선정 때문에 진통을 겪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안 이사장의 퇴임과 재연임을 둘러싼 해프닝은 진위 여부를 떠나 이번 정권의 인사 난맥상을 보여줬다. 정권 레임덕의 또 다른 징후다. 덤으로 아름다운 은퇴를 꿈꿨던 일흔살의 안 이사장은 '어정쩡한 이사장'이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됐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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