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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송창식의 노래 '창 밖에는 비 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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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는 비 오고요 바람 불고요/그대의 귀여운 얼굴이 날 보고 있네요/창밖에는 낙엽 지고요 바람 불고요/그대의 핼쓱한 얼굴이 날 보고 있네요/창밖에는 눈 오고요 바람 불고요/그대의 창백한 얼굴이 날 보고 있네요/아직도 창 밖에는 바람 불고요 비 오고요

송창식의 노래 '창 밖에는 비 오고요'

■ 이런 날은 하늘도 외로운가. 슬그머니 휴대폰 꺼내서 번개를 치네. 어둑어둑 마음 구석 내다보이며, 거기 어디야? 벼락같이 다급해진 질문으로 지상의 나무들 숲들을 호명하네. 원래 노래란 미친 하늘의 천둥과 그걸 감싸는 지상의 빗소리가 아니었던가. 우는 사람과 달래는 사람, 같은 빗줄기로 고개 숙이는 곡비(哭婢)가 아니었던가. 생각하면 목타는 사랑에 마구 퍼부었던 원망마저도 급하게 돋아오르고 급하게 쏟아내린 소낙비같은 것이었네. 빛이 사라진 뒤에야 쿵쿵쾅쾅, 때늦은 후회가 밀려온 깨달음의 연착(延着)이었네. 이제사 술잔 잡고 하늘이 돌려주는 것. 망우산 가슴까지 차오른 기억의 우연(雨煙). 가슴에서 죽어간 무덤들 지지리 비 맞는 날. 아파트 베란다 빗살무늬 천지, 몹시도 파전이 땡기는 날. 낡은 한국의 명시 속에 숨겨둔 한 잎 원고료같은 여인을 꺼내, 몰래 술을 마시고 싶은 날.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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