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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송창식의 노래 '비의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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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오시나보다 밤비 내리는 소리
님 발자욱 소리 밤비 내리는 소리
님이 가시나 보다 밤비 그치는 소리
님 발자욱 소리 밤비 그치는 소리
밤비따라 왔다가 밤비따라 돌아가는
내 님은 비의 나그네
내려라 밤비야 내 님 오시게 내려라
주룩 주룩 끝없이 내려라

■ 창을 열어두니 꿈결 빗소리가 흥건하다. 기다리던 당신이 오긴 왔으나 사람이 아니라 소리다. 기다리던 당신을 만나긴 했으나 당신을 껴안을 나도 사람이 아니라 젖은 땅 꺼지는 한숨 한 문장이다. 천둥치는 그리움으로 내려온 운우(雲雨)라 할 지라도 이 포옹은 하릴없다. 안아도 안아도 새나가는 소갈증의 목구멍 깊숙이, 이미 수위를 넘었지만 이미 둑이 터지고 있는 중이지만 그리움은 해갈되지 않는다. 이 만남은 아프기만 하다. 빗소리들이 영혼을 때려 꿈의 속살이 퍼렇게 멍들었다. 이런 법이 어디 있는가, 당신이 왔다는데. 비몽사몽 비의 꿈 사람의 꿈 전신만신(全身萬身) 소리없이 돌아눕는.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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