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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송창식의 노래 '철 지난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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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지난 바닷가를 혼자 걷는다 달빛은 모래 위에 가득 고이고/불어오는 바람은 싱그러운데 어깨위에 쌓이는 당신의 손길/그것은 소리없는 사랑의 노래 옛 일을 생각하며 혼자 듣는다/아 기나긴 길 혼자 걸으며 무척이나 당신을 그리워 했지/아 소리죽여 우는 파도와 같이 당신은 흐느끼며 뒤돌아 봤지

■ 바다가 보고 싶어, 이 말에는 모든 판단을 중지하게 하는 마력같은 게 들어있다. 해운대의 파도소리에 밤새 귀를 연 채 술을 마시고 싶어. 꽁기꽁기하게 얽혀져있던 일상과 시간들은 저 탁 트인 시야같은 말 한 마디에, 한 오라기로 풀어져 서울서 부산까지 가깝지 않은 길을 선선히 낸다. KTX로 세 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를, 우린 20년전 쯤이나 되는 거리로 내던져두고 살아온 혐의가 있다. 소금냄새, 비린내, 그리고 억센 말투에서 나는 추억의 구취(口臭), 잊었던 여자의 키스 냄새, 다가갈 수록 희미해지는 냄새를 맡는다. 어쩌면 이 냄새 많은 하룻밤은, 꾹꾹 눌린 한 살이의 절반인지도 모르겠다. 감히 말하거니와 사랑하는 일보다 더 못잊을 일은, 사랑하던 기억의 파도와 함께 하룻밤 굽이 내내 출렁이는 일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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