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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재발한 임기말 공무원 밥그릇 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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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말이면 으레 나타나는 공무원 사회의 병폐는 복지부동, 선거판 줄대기 등 여럿이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불요불급한 조직을 새로 만드는 식으로 정원을 늘리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 임기 말인 2002년에 1만4000여명, 노무현 정부의 총 증가 인원 4만3000여명 중 1만5000여명이 2007년 한 해에 늘어난 게 그 방증이다. 차기 정부가 조직을 개편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밥그릇을 챙기고 '대못'을 박으려는 꼼수다.

이명박 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아시아경제신문 보도(27일자 1면)에 따르면 올 들어 정부 각 부처가 슬금슬금 직제 개편이다 뭐다 해서 정원을 늘리고 있다고 한다.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는 국토해양부 52명 등 3개 부처의 정원을 105명 늘렸다. 지난달에도 경찰청 120명 등 4개 부처 147명의 증원 안을 통과시켰다. 한 달여 사이에 252명이 늘어났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장기전략국과 국제금융협력국을 신설했다. 임시 조직이던 협동조합기획단도 정식 조직화했다. 행정안전부도 행정정보이용센터를 정식 조직으로 만들었다. 지식경제부는 중견기업국과 소프트웨어융합국을 신설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농림수산식품부 등도 증원을 요구하는 등 앞다퉈 자리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고질병이 도진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국가공무원은 61만1968명으로 전년에 비해 704명 줄었다고 올 초 발표했다. '작지만 일 잘하는 정부'를 지향하는 기조가 거둔 결실이라는 투로 '자랑'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 4년간 7000여명의 공무원이 증가했다. 노무현 정부 때에 비하면 덜하지만 '작은 정부'는 빈말이 됐다. 임기 말인 올 한 해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를 일이다.

정부는 복지 수요의 증가 등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수요가 줄어 빈둥거리며 세금을 축내는 공무원은 없는지 살피는 게 먼저다. 공무원 증원은 단 한 자리라도 신중히 해야 한다. 한번 뽑으면 좀체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규제와 개입이 늘어 경제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비판도 지나칠 수 없다. 저출산 고령화와 빠른 정보화 등으로 행정수요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공무원 수를 늘리려고만 할 게 아니라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걸맞은 국가 공무원 조직과 기능의 재검토, 인력의 재배치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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