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입사원 3분의 1 '지방대생'으로 뽑는다

저소득층 위한 특별채용도 시행, '능력중심'에서 '기회균등'으로 채용 철학 변경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그룹이 3급 신입사원 공채에서 지방대학생 비중을 35%, 저소득층을 5%까지 확대하는 '함께가는 열린채용'을 하반기부터 시행한다.

삼성그룹은 13일 적극적 불평등 개선을 통한 기회균등을 실현하기 위해 능력위주의 '열린채용'에서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는 '함께가는 열린채용'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기존 열린채용이 관행적 차별을 철폐해 왔다면 이제는 취약 계층에게 적극적으로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기회균등 등 특별채용으로 확대해 신입사원 채용 방식에 일대 혁신을 추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1995년 '열린채용'을 도입해 학력, 성별 등 사회전반의 관행적인 차별을 철폐하고 능력위주 채용문화를 확산해왔다. 하지만 양극화에 따른 기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어 관행적 차별 철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가난 등의 환경적 요인으로 학습기회를 얻지 못했거나 학력, 지역 등 원천적 불평등 때문에 불리한 경쟁을 하고 있는 계층에게 별도의 취업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하반기 3급 신입공채부터 지방 대학생 채용 비율을 현 25~27%에서 35%까지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지방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별도 학과를 설립하거나 학과 내에 특성 과정을 운영해 우수인재를 양성하는 산학협력도 지속 확대한다.

하반기 3급 신입공채에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와 차상위 계층 대학생을 대상으로 저소득층 특별채용도 첫 실시된다. 삼성그룹은 이를 통해 매년 3급 신입사원 채용의 5%인 400~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주요 대학의 총장 또는 학장의 추천을 통해 경제적 여건을 어렵지만 바르고 진취적인 생각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저소득층 특별채용이지만 입사후 일반공채 채용자와 차별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업에서 진학, 장학지원, 취업으로 이어지는 '희망의 사다리' 채용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3월부터 저소득층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학습지원 프로그램인 '드림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희망의 사다리는 드림클래스에 참가하는 저소득층 중학생 중 일부 학생을 선발해 고교 진학을 지원하는 것이다. 진학 후에는 그룹내 각종 장학제도와 연계해 학업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돕고 일부 우수 학생은 채용까지 연계한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그룹 고졸공채도 지속한다. 능력중심의 채용문화를 지속,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4월 시작한 그룹 주관 고졸공채 선발규모를 당초 600명에서 700명으로 확대했다. 지원자 중 농어촌, 열린 장학생(저소득층 장학제도),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대학진학이 어려운 응시자 등을 대상으로 100명을 추가 선발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고졸공채를 통해 대학에 가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회분위기 확산은 물론 학력보다 능력으로 평가 받는 사회 구현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그룹 고졸 공채 선발규모의 15% 수준인 100명은 적극적 기회균등 실현 차원에서 취약계층에 할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