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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11 총선, 민심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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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이다. 새누리당이 어제 치러진 4ㆍ11 총선에서 텃밭인 영남은 물론 강원과 충청권을 석권하며 과반 의석의 승리를 거뒀다. 민주통합당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승리했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에 크게 뒤졌다. 통합진보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에는 실패했지만 선전했고, 자유선진당은 존립을 걱정할 지경에 처했다. 민심은 변한다는 말을 실감케 한 의외의 결과다.

이명박 정권의 잇단 실정, 민간인 불법사찰 등 악재에도 새누리당이 승리한 데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힘이 컸다. 부산에서 문재인 후보 등의 공세를 선방하고 강원과 충청에서 이긴 것은 당명 변경, 정강ㆍ정책 개정 등 박 위원장의 쇄신 노력에 국민이 일정 정도 지지를 보낸 결과다. 하지만 서울에서의 완패는 뼈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수도권 표심은 민심의 척도로 불린다. 과반을 넘겼지만 진정한 승리라 할 수 없는 이유다.
민주당의 참패는 대안 세력으로서 믿음을 주지 못한 때문이다. 정권의 실정에 기댄 반사이익에 취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자만했다. 부실 공천, 막말 파문의 김용민 후보에 대한 어정쩡한 태도 등이 그것이다. 통합진보당과의 연대가 꼭 득이 된 것만도 아니다. 지나친 좌클릭은 중도 지지자의 이탈을 불렀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에서 '말 바꾸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도 전략적 실패란 분석이 나온다.

안타깝게도 지역색은 여전히 높았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민주당의 아성인 광주에서, 민주당 김부겸 후보도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서 선전했으나 낙선했다. 40% 안팎의 득표를 해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하지만 벽을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대 당 비방과 이념 공방으로 정책 선거가 실종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승패를 떠나 민심의 경고를 담고 있다. 8개월 후면 대통령 선거다. 국민은 새누리당이 쇄신 의지를 어떻게 국정 운영에 반영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수권정당다운 면모로 일신하느냐가 과제다. 대선에서 이기려 한다면 달라져야 한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숙한 정치를 보여야 한다. 국민을 통합하고 과거가 아닌 미래의 희망을 얘기하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 민심은 늘 변한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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