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전경련은 한국 경제의 발전사를 써왔다고 자부할 만큼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의 전경련은 '재벌들의 로비 단체'라는 따가운 눈총 속에 그저그런 이익단체 중의 하나로 여겨질 만큼 위상이 추락했다.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고 대기업의 위상과 영향력이 달라졌음에도 기업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를 고민하고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당장의 어려움을 정부에 하소연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구태를 보여온 때문이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 맞춰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기업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끄는 최고 싱크탱크로의 변신이 바람직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봉사도 빼놓을 수 없다.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ㆍ고령화, 청년 실업 해소에도 발벗고 나서야 한다.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고 국민적 신뢰를 받는 전경련이 되기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허 회장이 취임사에서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정책 제안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이다. 아울러 "국민들이 전경련에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를 파악해 다가 가겠다"는 말도 귀에 들어온다. 시대의 변화에 상응한 '허창수號 전경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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