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복지, 나라 형편 한도내에서 즐겨야"
윤 장관과 7명의 트위터 이용자들이 정동에서 만났다. 두 시간 동안 점심을 겸해 이뤄진 간담회에선 장래 희망부터 국가 경제에 대한 고민까지 다양한 얘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장에선 '들으면서 동시에 말할 수는 없다'는 문구의 광고판도 눈에 띄었다. 이날 간담회의 주제어다. 재정부는 "장관이 트위터 이용자들을 만나 진지한 경청을 하겠다는 뜻으로 이런 주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청년실업·시장경기 어떡하죠?"
대학생 김강희 씨는 "재래시장에 가봤더니 경기가 너무 안 좋더라"며 "영세 상인들의 살 길을 열어줄 대책을 묻고 싶다"고 했다. 대학생 권중혁 씨도 "내수 시장을 강화할 방안이 있느냐"고 했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신경섭 씨는 "아내와 함께 가계부를 쓰는데 (나라의 가계부를 쓰는) 장관께선 예산을 짤 때 여당과 어떻게 조정을 하느냐"고 물었다.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여당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윤 장관으로서는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었다.
◆윤증현 진땀… "굉장히 어려운 질문"
트위터 이용자들의 만만치 않은 내공에 윤 장관도 자세를 고쳐 잡았다. 그는 '청년실업 대책'을 묻자 "정부도 청년 실업 문제에 정말 역점을 두고 있다. 실업은 전세계의 고통"이라면서 쉽지 않은 문제임을 인정했다.
'재래시장 경기를 살릴 대안'을 요구하니 "소비자들은 대형 마트를 선호하는데 정부는 시장 근처에 마트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까지 취하고 있다"면서 "이게 국제 기준에 맞지는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예산 조정 절차'를 묻는 질문에는 "예산은 몇마디 말로는 설명하기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라면서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윤 장관은 그러면서도 "우리나라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이라며 "가정 살림과 똑같이 국가 예산도 투자 우선 순위를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내친김에 야당이 공격하는 4대강 예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4대강도 내년 말에 공사가 끝나는데 이후에 보면 홍수 방지도 되고 강이 정말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윤 장관은 나아가 "이런데에 투자하지 않고 복지 같은데 재원을 다 써버리면 결국 남는게 별로 없게 된다. 사람들이 복지를 누리면서 기대치가 커지고 있지만 나라 형편이 되는 한도 내에서 즐겨야 한다"면서 뼈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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