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35억원 종마 구매..자마들 줄줄이 우승컵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KRA 한국마사회가 미국인들로부터 찬사와 질투를 동시에 받고 있다. 마사회가 미국 경마 시장의 불황을 틈타 양질의 씨수말 한 마리를 이달 초 유리한 가격에 구매 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오피서(Officer)'.
도대체 '오피서'가 어떤 말이기에 미국인들이 그토록 배 아파 하는 걸까?
올해 11살(1999년생)인 '오피서'는 현역 당시 9전 6승, 2등 1회, 3등 1회로 총 80만4090달러의 상금을 획득했다. 2세 때인 2001년 'G2 경주'와 'G1 경주'를 연속 우승하고 '브리더스컵 2세마 경주(G1)'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모았으나 5위에 그쳐 아쉽게도 '올해의 경주마' 타이틀을 놓쳤다.
'오피서'를 매각한 '테일러 메이드 스탤리온'의 벤 테일러 부회장은 "한국마사회가 훌륭한 말을 좋은 가격에 잡았다"며 서운해 했다.
시장의 관행에 따라 '오피서'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사회 관계자는 "에이전트 수수료와 수송비 등 부대비용을 포함하여 35억원을 상회하는 정도"라고 밝혔다. 순수 도입가격만 40억원 가까이 들었던 '매니피', '포리스트캠프' 등 과거의 고가 씨수말들에 비해 싸게 들여오는 셈이다.
마사회가 '오피서'를 유리한 가격에 살 수 있었던 것은 첫째로 회사 내부에 말에 대해 탁월한 안목을 가진 현대판 '백락(말(馬)의 감별을 잘하던 중국 주(周)나라 때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로 절묘한 구매 타이밍을 들 수 있다. 지난달 6일 '오피서'의 자마인 '보이즈앳토스코노바(Boys At Tosconova)'는 2세마 G1 경주인 '쓰리침니 호프풀스테익스'에서 우승했다. 자식이 우승하면 애비의 몸값이 치솟는 것이 씨수말 시장의 생리다. 그러나 마사회는 이미 6월말에 '오피서'의 구매계약서에 사인을 한 상태였다. '오피서'를 서둘러 팔아버린 '테일러 메이드 스탤리온'은 배가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렇듯 '오피서'는 지금까지 도입했던 씨수말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명마라는 게 중론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보이즈앳토스코노바'는 다가오는 브리더스컵 2세마 경주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며 "브리더스컵 우승마를 배출한 씨수말은 전 세계적으로 희귀하며 이런 씨수말을 대한민국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영예"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마사회가 낚은 월척 중의 월척 '오피서'는 현재 인천공항에서 검역중이며 10월말 제주도로 이동할 예정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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