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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편작과 노병의 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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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옛 중국에 '편작(扁鵲)'이라는 명의가 있었습니다. 삼국지의 주인공들인 관우와 조조를 치료한 것으로 유명한 '화타'와 함께 명의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편작은 자기 형들이 자기보다 더 뛰어난 명의라고 추켜세웠다고 합니다. 위나라 군주 문후가 "그대 3형제 중 누가 가장 뛰어난가?"라고 물었을 때 편작은 맏형이 가장 뛰어나고, 둘째형이 그 다음이며, 자신이 가장 부족하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에 문후가 "그런데 어째서 자네의 명성이 가장 높은가?"라고 묻자 편작은 "맏형은 환자가 고통을 느끼기도 전에 표정과 음색으로 이미 그 환자에게 닥쳐올 큰 병을 알고 미리 치료합니다. 둘째 형은 병이 나타나는 초기에 치료합니다. 그러니 세상에 이름을 알려지지 않은 것입니다. 저는 병세가 아주 위중해진 다음에야 큰 수술을 통해 치료하니 사람들이 큰 병을 고쳐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방보다 더 좋은 치료는 없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화재가 난 다음에는 아무리 뛰어난 소방관들이 와도 피해를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수십년, 수백년 가꾼 삼림이 단 몇시간의 화재에 사라지기도 합니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로 40명이 넘는 젊은 해군 장병들이 실종되면서 전 국민이 슬픔에 잠긴 가운데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뛰어든 해군특수전여단(UDTㆍUnderwater Demolition Team) 요원 한주호 준위가 순국했습니다. 35년의 군생활을 UDT에서만 해 '베테랑 특수전의 전설'로 불린 노병의 죽음은 국민들을 더욱 비탄에 잠기게 했습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구조작업에 뛰어든 고 한준위의 마음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어버이의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한 준위 외에도 지금 구조대원들은 태풍급 조류가 휘몰아치는 어두운 바다 속에서 목숨을 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이 사투를 벌이는 사이 후방에서는 말(言)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한 공방, 사고직후 대응이 적절했느냐에 대한 각종 시나리오들, 실종 장병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배의 뒷 부분)를 어선이 찾은 이유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한 공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군 당국이 이같은 의혹들에 대해 속시원히 답하지 못하는데는 나름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보면서 초동 대응을 좀 더 잘했다면 피해를 좀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전날 U-헬스케어 테마주들이 동반 상승했습니다. 28일 지식경제부의 전자의료기기 원천기술개발지원 확대를 위한 지원규모를 올해 338억원으로(지난해 278억원) 늘린다는 발표 덕이었습니다.

6월 발표될 'U-헬스케어 산업 활성화 전략'에는 고령화, 웰빙 추세로 수요가 급증하는 전자 의료기기를 IT에 접목해 새로운 수출동력산업으로 성장시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란 전망도 테마주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U-헬스케어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첨단 IT 기기를 통해 원격진료를 받으며 병을 예방하는 시스템입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현대판 편작의 맏형을 개개인들이 모두 주치의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정부가 밀어주는데다 그럴 듯한 사업내용에 관련 테마주들은 지난해 말부터 상당한 시세를 냈습니다. U-헬스케어 관련 삼성전자 컨소시엄에 포함되며 대장주 바통을 이어받은 인성정보의 경우, 지난해 11월말 1400원대이던 주가가 2월 중순엔 6600원대까지 올랐습니다.

선발주자인 유비케어는 같은 기간 1700원대에서 4200원 수준으로, 비트컴퓨터는 3100원대에서 5800원대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때를 정점으로 U-헬스케어 테마주들은 내리막길입니다. 30일 종가 기준, 인성정보는 3810원, 유비케어와 비트컴퓨터는 각각 3015원, 4200원입니다.

뒤늦게 상승 랠리에 동참했던 인포피아 스템싸이언스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휴비츠 정도가 예외적으로 고점대비 하락률이 낮은 상황입니다. 휴비츠는 지난해 11월말 3300원대에서 3월초순 5300원까지 올랐다 30일 4900원으로 마감한 상태입니다.

많이 조정받았다지만 사실 U-헬스케어 테마주들을 현재 가치만 놓고 사기란 쉽지 않습니다. 인성정보의 경우, 30일 종가에 지난해 실적을 넣으면 PER(주가수익비율)는 90배를 넘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부차원에서 밀고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인성정보의 30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646억원입니다. 지난해 이익이 7억원 수준인 상황에서 PER를 계산하는 것은 사실 무의미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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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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