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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포털 '소리없는 총성'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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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혁명]⑤ 뉴미디어 시대 주도권 누가 잡을까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뉴미디어 시대의 주도권을 누가 잡을 것인가?'

인터넷이 뉴스 공급의 주요 창구로 떠오르면서 언론사들과 포털사이트 간의 세력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이들은 콘텐츠 유료화에 관련해, 나아가 뉴스 공급의 주도권을 놓고 한 치 양보 없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포털과 언론사 사이의 합종연횡 작전이 동원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언론사가 무료뉴스를 무제한적으로 공급하던 포털에 일부 규제를 약속받음으로써 소중한 1승을 올렸다. 그러나 뉴미디어 시대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포털과 언론사의 싸움은 이제 시작으로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머독의 선전포고, '공짜 신문은 끝났다'= 이 전쟁의 최전선에는 세계 최대 포털사이트 구글과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글로벌 종합 미디어 그룹 뉴스코퍼레이션(이하 뉴스코프)이 자리한다.

발단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더 타임스, 폭스TV 등을 거느린 머독 회장이 구글을 비롯한 포털업체들이 자사 기사를 검색 결과로 내놓는 것에 대해 '도둑질'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으면서 시작됐다.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무료 뉴스 콘텐츠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그는 포털의 대표주자 구글에게 '기생충'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머독이 이토록 뿔이 난 것은 사람들이 신문을 사 읽지 않는 통에 언론사들의 이익이 급감하면서 부터다. 올해 10월 미국 신문발행부수 공사(ABC) 집계에 따르면 지난 4~9월 미국의 379개 일간지 판매부수는 전년대비 평균 1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의 영향도 있었지만 공짜로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는 것이 익숙한 독자들에게 더 이상 종이신문이 먹히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대로는 언론업계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한 머독을 비롯한 언론계는 여태껏 무료로 제공하던 온라인 뉴스 콘텐츠에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WSJ의 경우 현재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제목과 첫 문단만 무료로 공개하고 기사 전문은 유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을 통해 기사를 검색하면 전문을 공짜로 확인 할 수 있어 많은 네티즌들은 이를 통해 WSJ의 기사를 접한다는 점을 알고 반격에 나선 것이다.

◆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 뉴미디어 전쟁이 포털 대 언론사로 쉽게 양분되는 것은 아니다. 포털사들과 언론사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나눠지면서 포털과 언론이 합종연횡 하는 작전이 등장하기도 한다.

구글의 경쟁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뉴스코프와 손을 잡는 방법을 택했다. 후발주자로서 검색엔진 1위 구글을 무너뜨리려는 MS의 야심과, 구글의 무료 기사 제공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뉴스코프의 불만이 서로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MS와 뉴스코프는 지난 달 말 뉴스코프가 구글에서 뉴스를 빼고 MS웹사이트 '빙'에 이를 공급할 경우 MS가 뉴스코프에 요금을 지불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뉴스콘텐츠의 유료화에 첫 발을 내밀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반면 뉴스코프가 '아군'이라고 생각했던 BBC방송은 뉴스코프에게서 등을 돌렸다. BBC는 오히려 "세계 어디서든 무료 온라인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BBC의 약속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유료화 전쟁을 선포한 뒤 고군분투 중인 머독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발언이다.

BBC 입장에서는 머독이 이에 앞서 "BBC를 비롯한 해외 언론사들이 뉴스코프의 기사를 도둑질하고 있다"고 말한데 빈정이 상한 걸로 보인다. 머독은 포털 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들이 자사의 기사를 무단 보도하는 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미디어 시대, 지각변동 본격화= 최근 뉴스코프는 구글을 상대로 중요한 1승을 올렸다. 머독이 구글에 독설을 퍼부으며 싸움을 건 지 수개월 만에 구글이 ‘자동 검색 제외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 이 프로그램은 포털에서 자사 기사가 검색되는 것을 원치 않는 언론사가 검색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구글은 아울러 네티즌들이 구글을 통해 하루 동안 볼 수 있는 뉴스를 신문사 당 5개로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구글의 ‘퍼스트 클릭 프리’ 프로그램에 따르면 독자가 5건의 기사를 모두 읽으면 등록이나 구독 사이트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된다. 온라인상에서 무료기사를 무제한적으로 공급하던 데서 언론사들의 의견을 반영, 제한을 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공짜 온라인 뉴스 시대는 끝났다’, ‘머독이 승리를 거머쥐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미 포털과 언론이 벌이고 있는 미디어 전쟁은 단순히 온라인 공짜 뉴스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구글은 스마트폰, 넷북 등 다양한 IT 디바이스 등으로 활동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가는 길목에서 마다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언론사들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그 때에도 구글이 지금과 같은 언론사들을 대응한다는 보장은 없다. 언론사들 역시 뉴미디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무기를 찾고, 포털을 위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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