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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기내식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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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산업부 김혜원 기자] 괌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처음으로 기내식을 접했다. 어릴 때여서 기억이 선명하진 않지만 생애 첫 해외 여행길, 기내식은 신기하게 느껴졌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다수의 사람이 기내식에 대한 추억을 하나쯤 갖고 사는 것처럼.

지난해 베이징과 홍콩을 오가면서 캐세이드래곤이라는 항공사를 이용했다. 평소 비행기를 탈 때마다 극한 공포를 느끼는 '포비아' 증상이 있어 낯선 항공사를 택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캐세이드래곤이 비행에 지친 나에게 준 소소한 기쁨은 바로 기내식에 함께 나온 아이스크림 한 개였다. 아이스크림을 즐기지 않지만 심신이 쇠약한 상태에서 한 스푼 떠먹은 아이스크림은 별미 중의 별미였다.
관심 없던 캐세이드래곤을 곧바로 인터넷에서 검색했더니 캐세이퍼시픽의 자회사로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등을 주로 오가는 항공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출장 후 베이징에 돌아 가 캐세이드래곤의 기내식 맛과 품질에 깜짝 놀란 사실을 주변에 전했다. 기내식은 사람이나 특정 상황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존재감을 선사한다. 간혹 항공사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한항공 기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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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의 공분을 산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그래서 더 아쉽다. 국적사 중에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은 대중에게 널리 인정받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아시아나항공 도 스스로 기내식 서비스가 경쟁사보다 월등하다고 자평해왔고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굵직한 상도 많이 받았다.

사실 기내식의 역사는 꽤 오래 됐다. 기내식은 1919년 10월11일 핸들리 페이지 수송이 런던~파리 노선에서 판매한 샌드위치가 시초다. 내년이면 100년이다. 1920년대에는 기내에 갤리(Galley·기내식을 준비하는 작은 주방)가 없어 바구니에 담아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현재 대형 항공사의 기내식은 거의 무료이지만 항공사의 방침에 따라 돈을 내고 사먹었던 적도 많다. 100년의 역사 속에 기내식도 오랜 부침을 겪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파동은 사상 초유의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 당장 시급한 기내식 정상화보다 더욱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사태를 지켜보는 마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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