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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기후 사라진 봄..울고웃는 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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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옷 철수뒤 여름옷 진열.. 주류·음료도 계절수요 실종
맥주 안팔리고 소주 잘팔려.. 구두·가방 패션잡화 불티


[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겨울같은 봄 날씨로 인해 주류와 식음료, 패션, 유통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히 '날씨 쇼크'라 할 지경이다.
봄 의류 신상품에 잔뜩 기대를 걸었던 여성 패션의류 매장과 맥주,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에어콘 등은 울상인 반면, 쌀쌀한 날씨 탓에 온음료와 소주, 모피, 난방가전 등은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각 업체들의 마케팅전략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급변하는 기후 변화에 맞춰 아예 상품 기획부터 계절을 넘나드는가 하면, 이른 여름 장사를 접고 겨울 매출을 이어가는 경영전략으로 선회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4일 "계절의 경계가 무너져 겨울부터 여름까지 겹쳐 입을 수 있는 아이템 출시를 늘렸다"고 말했다.

◆소주 '맑음', 맥주 '흐림'=이상 저온의 최대 피해자는 맥주업계다. 올 봄이 유난히 추웠던데다 폭설, 강풍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올 봄 판매량이 지난해 비해 10% 가량 줄었다"고 한탄했다.

쌀쌀한 날씨에 주당들은 '소주'로 몰렸다. 판매량이 예년보다 2~3%가량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진로 관계자는 "소주의 경우 예년 통계를 보면 날씨가 쌀쌀할수록 판매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소폭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온·냉음료도 희비 엇갈려=식음료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냉음료의 경우 한 해 장사가 판가름 나는 여름 성수기에 앞서, 봄부터 영업목표 신장을 위한 시동을 걸어야 하는데 좀처럼 날씨가 도와주지 않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보통 4월이 되면 냉음료 판매가 탄력을 받는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소폭 감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두유 등 온음료는 겨울 성수기를 지나 4월까지 꾸준히 매출을 올리며 회사에 효자상품이 되고 있다. 통상 4월이면 편의점 등에서 온장고를 철수하지만, 오히려 온장고 진열을 확대하는 기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광고를 5월까지 연장 방영하는 것은 물론 전국 할인점 시음행사, 온라인 경품 이벤트 등 각종 프로모션도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라지는 봄 패션=롯데백화점 영패션팀 김범창 CMD(선임상품기획자)는 "최근 들어 봄, 가을이 짧아짐에 따라 관련 상품 비중을 10~15% 줄인 상태"라며 "반대로 길어진 여름, 겨울을 대비해 해당 상품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쪽에서는 하늘하늘한 원피스나 블라우스 신상품 대신 모자나 조끼, 안감 등을 탈부착할 수 있도록 만든 실용적인 사파리와 점퍼류 품목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구두와 핸드백 등 패션잡화의 판매가 늘어난 것 역시 짧아진 봄과 관련이 깊다. 봄이 왔지만 봄처럼 느껴지지 않는 날씨에 옷은 두껍게 입더라도 간단한 잡화만으로 가벼운 분위기를 내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의류 매장의 상품 구성도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봄 정기세일이 끝나면 반소매 티셔츠나 얇은 소재의 옷들을 주력 제품으로 내놓지만, 올해는 세일이 끝난 4월 중순 이후에도 한동안 점퍼나 재킷을 비치했다.

간절기가 더욱 짧아지면서 상품기획부터 매장 배치까지 걸리는 시간도 함께 짧아졌다. 윤영식 로가디스 생산기획담당 차장은 "몇년 전까지 기획부터 제품이 나오는 데까지 6개월 이상 걸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2개월, 일부 제품은 2주 만에 출시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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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조인경 기자 ikjo@
조강욱 기자 jomarok@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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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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