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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사태…왜 중국은 미국 아닌 캐나다에 분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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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뉴욕 김은별 특파원]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중국의 분노는 미국이 아닌 캐나다로만 쏟아지는 모습이다. 미국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화웨이 사태와 무역협상은 별개의 문제라며 일종의 '선 긋기'에 나섰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현지시간) '왜 중국은 화웨이 체포사태에 대한 분노를 미국이 아닌 캐나다에 집중시키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협상을 그 배경으로 지목했다. 이번 사태가 미중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와 국영언론이 의도적으로 미국에 대한 비판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외교부는 멍 부회장의 체포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표시로 전날과 이날 존 맥컬럼 주중 캐나다 대사와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를 각각 초치했다. 하지만 항의의 정도는 확연히 달랐다.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은 캐나다 대사에게 멍 부회장을 즉각 석방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그에 대한 모든 책임도 져야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또한 이번 사태를 "매우 악렬한 행위"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단어 사용은 중국이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느냐를 그대로 보여준다. 향후 캐나다와 중국 간 외교갈등이 심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보복 조치까지 불사하겠다는 경고인 셈이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가 이날 미국 대사 초치 직후 공개한 성명에는 "중국이 미국의 행동에 따라 더 많은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만 언급됐을 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 등 위협성 경고 메시지는 담기지 않았다. SCMP는 "중국 정부와 관영언론이 캐나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미국에 대한 경고는 자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이번 사태가 현재 진행중인 미중 무역협상과 연계될 경우 중국측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우리는 큰 그림을 알고, 최우선 순위를 알아야 한다"며 "최고 지도자들 간 합의된 무역협상이 중단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가 미중 간 무역협상 기반을 악화시키고자하는 워싱턴의 한 파벌에 의해 제기된 것이란 게 그의 주장이다.

이는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에 앞서 체포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무역갈등 해소에 집중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와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천 펑잉 중국국제관계연구원 수석연구원 역시 "이번 사태를 무역협상과 연관지을 필요가 전혀 없다. 이는 외교적 채널을 통해 더 잘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만약 이번 사태가 무역협상의 의제로 추가된다면 이는 중국에게 양보를 강요하는 또 다른 압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며 "경제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또한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역 휴전'을 선언한 날에 멍 부회장의 체포가 이뤄지며 양국 관계가 다시 급속히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자 진화에 나섰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업무 만찬 당시 멍 부회장의 체포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업무 만찬 이후 이 사실을 알고 극도로 화를 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는 "그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한 커들로 위원장은 '멍 부회장이 협상 전략 차원에서 석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법무부와 국가안보회의(NSC) 그리고 법 집행의 문제"라고 무역협상과 별개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미중 무역협상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큰 충격파가 없을 것이라는게 내 시각"이라고 언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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