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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기부진 인정 안 해"…11월 금리인상 명분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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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방문구 '견조한→잠재성장률 수준' 변경…"이 역시 견실한 수준"
수요측 물가 여전히 저조한데 "목표수준 근접" 언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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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도 '경기부진'을 언급하지 않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외 경제기관이 한국 경제에 대한 시각을 조정하는 데 반해 한은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11월 금리인상을 위한 명분 만들기로 보고 있다.

한은은 18일 10월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연 2.7%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7월 2.9% 대비 0.2%포인트 내려잡은 것이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 역시 2.8%에서 2.7%로 낮췄다. 또 기준금리는 이날 동결했지만 인상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이 2명으로 늘어 11월 금리인상 신호가 한층 강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기관과는 달리 경기부진에 대한 판단은 없었다.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지난 8월까지 있었던 '견조한 성장'이라는 문구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변경됐지만 이를 경기부진의 판단으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8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잠재성장률 수준' 역시 '견실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단지 표현의 적절성을 위해 바꾸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또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나 하향조정한 것을 경기침체나 하강국면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엔 "이 수준이 잠재수준에서 볼 때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2.7%는 한은이 그간 언급해온 잠재성장률(2.8~2.9%)에 분명히 미치지 못하는 숫자여서 이에 의문이 제기된다. 최광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성장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으로 변하면서 물가상승 목표 달성이 임박했다는 늬앙스를 풍겼다"며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은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11월 금리인상의 명분쌓기로 해석이 가능하다. 한은은 줄곧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금리인상의 근거로 언급해왔다. 내외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와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리인상을 피해갈 수 없는 처지이지만 '경기부진'을 인정하면서 금리를 올리는 건 '명백한 모순'이어서다. 근원물가 상승률을 1.4%에서 1.2%로 내려잡으면서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1.6%로 유지, '목표수준(2.0%)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탱하는 건 유가와 임금, 공공비용 등의 인상으로 비용부문의 인상 때문이다. 수요측 물가를 중시하는 한은이 이를 두고 물가상승 목표 달성을 언급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민간경제연구소보다 높게 잡은 것을 두고도 지나치게 긍정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이 각각 2.6%, 2.5%로 전망한 반면 한은은 2.7%로 예상했다. 이 역시 석 달 전(2.8%)보다는 0.1%포인트 내려잡은 것이지만 내년 경기부진의 정도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앞선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민간기관에 비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데, 투자와 수출 둔화를 민간소비가 메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일자리, 소득지원 정책과 임금소득 개선을 주요 근거로 삼고 있지만 올해 겪은 바와 같이 분배구조의 변화가 단기간에 소비지출 확대로 가시화되기는 쉽지 않아 이 전망이 실현될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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