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도매 시세로 한우 사면 남는 것이 팔아야"
일부 제품은 소비자 가격 상승…대형마트 일반 한우 판매 20% 급감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한 대형마트 한우 바이어 이 모씨는 지난주 충청북도 음성축산물 공판장에서 추석 판매 물량 경매에 참여했다가 너무 비싼 가격에 혀를 내두르며 결국 빈손으로 돌아섰다. 2012년 직접 경매로 한우 매입해 온 이래 처음 벌어진 일이었다. 이 바이어는 "요즘 같은 도매 시세대로 한우를 사면 남는 것 없이 팔수 밖에 없다"며 "작년 추석 까지만 해도 공판장에서 거래되는 소 한마리 가격이 평균 730만~740만원선이었는데 올해 추석 때에는 800만원 이상으로 훌쩍 뛰었다"고 털어놨다.
1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추석 2주전 한우 도축 마릿수는 전년보다 4.4% 감소한 4만7000마리로 전망된다. 도축 마릿수 감소로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수요가 많은 추석 대목을 앞두고 한우 가격도 덩달아 급등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한 한우 유통가격동향에 따르면 추석 당일 2주전 1등급 지육(도살 후 머리ㆍ내장ㆍ족을 잘라 내고 각을 뜨기 전 상태의 고기) 1kg 당 평균 가격은 1만19109원이다. 지난해 추석 전 같은 기간 (1만8152원) 대비 5.2% 올랐다. 지난해 설 전(1만5145원)에 비해선 26% 급등했다. 17일 한우 등심 도매 가격도 kg당 5만8740원으로 이달 3일 5만5469원에 거래가 시작된 이후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추세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도매 가격 상승 부담을 마트가 마진을 줄여가며 떠안고 있는 처지"라며 "그런데도 한우는 돼지고기나 닭고기보다 워낙 단가가 높아 조금만 올라도 소비자들은 급격히 오른 것처럼 느낀다"고 설명했다. 선물 세트 외에 소비자들의 한우 소비는 급격히 줄어드는 분위기다. 추석 연휴 2주전 한우 매출액은 지난해 추석 2주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반면 농ㆍ축ㆍ 수산물의 선물 한도를 10만원으로 높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청탁금지법) 개정 이후 선물세트 판매량은 훌쩍 뛰면서 한우 소비에도 양극화가 나타났다.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이어진 이마트 추석 한우 선물세트 사전예약판매 매출신장률은 지난해 사전예약판매 기간 대비 18.4% 늘어났다. 롯데마트의 한우 선물세트도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 기간인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전년 본판매 기간 대비 40.7% 신장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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