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내년 경제성장률 2.8%로 하락할 것"

“설비·건설 등 투자증가세 둔화 영향”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7%로 둔화 예상

올해 경제성장률은 3.1%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다시 2%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2017년 4분기 보고서’를 내놓고 내년 경제성장률이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1%로 예상했다.

한경연은 투자 증가세 둔화가 내년 국내 성장흐름 약화를 주도할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투자는 이미 둔화추세에 진입했고, 내년에는 건축허가면적 감소와 부동산 규제정책,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편성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 전망했다. 설비투자 역시 기존 증설설비 물량이 많고 금리상승, 법인세율 인상, 투자세액공제 축소 등 투자여건이 악화되면서 내년에는 3%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반면 민간소비와 수출은 내년에도 증가세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회복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 수출(재화와 서비스)은 글로벌 수요 확대, 반도체 등 주요제품의 약진에 힘입어 내년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장금리 급등, 경제정책의 성장지원 여력 감소,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북핵문제 등 하방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0%에서 내년 1.7%로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성장세 둔화, 낮은 수요압력,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물가상승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도 여행·운송 등 서비스수지가 악화되면서 올해 770억달러에서 내년 765억달러로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원·달러환율의 경우 올 1110원에서 내년 1075원으로 절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완만하게 진행되는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트럼프 정부의 약달러 선호 성향 등으로 달러 강세가 제한적 수준에 그치면서 수출회복세와 양호한 거시 건전성을 바탕으로 한 달러공급 우위의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금리(회사채AA-, 3년)는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올 4분기 이후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서 내년에는 2.8%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