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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중심 한계 뛰어넘기…文 '경제외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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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진출에 역점
사람·번영·평화 3P 전략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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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청와대가 구상하는 '문재인 아세안 독트린'은 문재인 대통령의 향후 경제외교 정책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승부수로 보인다.

우선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에 편중된 경제구조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 다변화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G2에만 쏠림현상이 심한 현재 한국경제의 수출구조로는 더 이상 성장기반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한국 기업들이 막대한 손해를 감수했던 상황도 G2 의존도를 줄여 아세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문재인 독트린'의 구상을 앞당긴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추세도 감안됐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현철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자카르타 리츠칼튼 호텔에서 브리핑을 갖고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와 중국의 사드 보복을 거치면서 경제적으로는 G2(미국, 중국) 중심의 외교에 한계가 있다는 걸 정부 당국도, 국민들도 심각하게 인식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산업 전반의 아세안 시장 공략이 필요하지만 특히 수출부진의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 수출품목인 자동차의 아세안 시장 교두보 확보에 방점을 두고 있다. 동남아 자동차 시장은 우리 기업의 진출이 미미해 상대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도요타, 스즈키, 혼다 등 일본자동차 회사들의 점유율이 98%에 이른다. 한국 자동차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0.1%에 그치고 있다.

문 대통령도 한국차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카르타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인도네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언급하면서 "특히 협력을 강화하고 싶은 분야가 자동차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독트린은 국가가 나서 자동차산업의 진출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 문 대통령을 수행 중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는 일본 자동차가 (주로 생산하는)1500cc·5도어·해치백 등이 세제 혜택이 많고, 우리는 1600cc·4도어 중심이어서 시장 진출에 국가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자동차 회사에 유리한)1500cc나 4도어에 대한 세제 혜택은 우리가 현지 시장에 진출할 때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그런 장애요소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정부 간의 협력 관계에서 우리가 요구해야 할 사항으로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경제외교정책 승부수라고 할 수 있는 문재인 독트린은 1977년의 '후쿠다 독트린'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후쿠다 독트린을 계기로 일본은 이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 자동차 분야 등에서 독보적인 아성을 구축했다.

문재인 독트린 구상을 주도하고 있는 김 보좌관은 국내 최고의 일본 전문가이다. 김 보좌관은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뒤 일본 기업들의 경영 방식을 배우기 위해 1990년대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게이오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교수로 재직할 때는 서울대 일본연구소장을 겸임하기도 했다.

문재인 독트린은 후쿠다 독트린을 벤치마킹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 등 물량 공세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했지만 한국은 접근 방법이 다르다. 상품교역 중심이었던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를 기술과 문화예술, 인적 교류로 확대하겠다는 게 문재인 독트린의 접근방법이다.

김 보좌관은 "우리는 물량으로는 중국이나 일본과 경쟁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그래서 차별화로 승부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 보좌관 아세안 진출 전략을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평화(Peace)를 의미하는 '3P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사람 공동체, 평화공동체, 상생번영 공동체라고 표현했다.

후쿠다 총리는 동남아시아 6개 나라를 한 번에 돌았지만 문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아세안 10개국을 순차적으로 모두 순방한 뒤에 이를 완성하겠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문 대통령은 내년 이맘 때 아세안(ASEAN)의 또 다른 3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 보좌관은 "아세안은 인종과 문화가 다양하고 국가적인 격차도 크다"며 "문 대통령이 아세안 국가를 방문할 때 마다 각 국가별로 핵심정책을 발표하고 그걸 묶어 '문재인의 아세안 독트린'을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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